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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2월 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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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0일 전남 무안군 해제면 면사무소 앞 유세차량에 올랐다. 이명박 후보를 위한 첫 번째 유세 자리였다.
박 전 대표는 예상과 달리 이날 이 후보의 이름을 세 번이나 불렀다. 그는 “한나라당 이 후보를 선택하고 기회를 주신다면 정말 우리나라를 활력 넘치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선택해 달라”=박 전 대표가 500여 명의 주민들 앞에 서자 이 후보 선대위 소속 대학생들이 ‘원칙 근혜! 박근혜!’라는 구호를 외쳤다. 박 전 대표는 파카 차림이었다.
박 전 대표는 “오늘 저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부탁하러 왔다. 5년 전 여러분께서는 노무현 정권에 기회를 줬으나 현 정권은 보답 없이 좌절만 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권이 제대로 못하면 선거에서 심판해야 하는 게 민주주의다. 이번에는 한나라당에 기회를 달라. 이번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5년 동안 어떻게 하면 살림살이를 잘 챙길지 많이 준비했지만 야당으로서 한계가 있었다”며 “발전하는 호남, 새로운 대한민국 창조의 사명을 저희 한나라당에 맡겨 달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시종일관 침착한 톤으로 연설했다. 첫 연설에서는 두 번 이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문은 측근인 정호성 보좌관이 쓰고 박 전 대표가 최종 점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해남군 매일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강진군 노인대학에서는 노인들과 함께 ‘고향의 봄’을 합창하며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달라”고 세 번째로 강조했다.
▽“박근혜, 최대한을 보여 준 것”=측근 의원들은 다소 놀라는 기색이었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으로의 정권 교체’만 강조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전날 박 전 대표가 이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과 연루됐을 경우 지원 유세를 중단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해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혜훈 의원은 “박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 줬다”고 밝혔다. 한 측근 의원은 “여전히 이 후보의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유세 중단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어제와 오늘 이야기가 다른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에서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30일 함께 무안을 찾은 권오을 유세지원단장은 “고마운 일이다”며 “이 후보가 나에게 ‘(박 전 대표를) 각별히 모시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임태희 비서실장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박 전 대표를 배웅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30분경 박 전 대표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앞에서 일부 지지자가 지원 유세를 막기 위해 차고 앞에 미리 차를 세워 놓고 그 밑에 드러눕는 등 농성을 벌였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는 인근 초등학교에 세워 둔 이혜훈 의원의 차를 타고 공항까지 이동했다.
무안·해남=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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