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를 움직이는 사람들]말못할 얘기도 터놓는 ‘제2의 참모’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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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목도리… 노타이 잠바… 붉은 스웨터 ‘옷차림도 전략’22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한 유력 대선 후보들이 자신만의 패션을 선보이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왼쪽 사진)는 27일 서울역 광장에서 긴 목도리를 두른 채 연설을 하고 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운데 사진)는 정장 대신 잠바 차림으로 유세장을 누비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스웨터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파란 목도리… 노타이 잠바… 붉은 스웨터 ‘옷차림도 전략’
22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한 유력 대선 후보들이 자신만의 패션을 선보이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왼쪽 사진)는 27일 서울역 광장에서 긴 목도리를 두른 채 연설을 하고 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운데 사진)는 정장 대신 잠바 차림으로 유세장을 누비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스웨터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측근그룹 지인

김승유, 李후보가 속내 보이는 ‘대학 동기’

김찬진 변호사, 昌캠프에 특보 직접 천거

鄭후보, 황지우 시인과 국정전반 의견나눠

본격적인 대선 유세전에 돌입하면서 주요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소속 핵심 멤버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선대위 정례회의를 주도하거나 후보와의 비공식 모임을 통해 선거 전술을 조율한다. 선대위에 속하지 않은 친구나 지인 그룹도 후보자에게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 주는 창구 역할을 한다.

▽ 핵심 측근들과의 회의=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참석하는 공식 회의는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가 유일하다. 이 회의에는 선대위원장 및 부위원장, 각급 본부장과 각종 특위 위원장과 대변인 등이 참석한다. 한때 이 후보 캠프의 막후 최고의사결정회의체였던 ‘6인회의’는 이달 초 해체됐다.

하지만 긴급한 사안이 터질 경우 이 후보를 중심으로 모이는 멤버들이 있다. 정두언 선대위 총괄기획팀장, 임태희 후보비서실장, 박형준 대변인과 함께 가끔 김원용 이화여대 교수가 참여한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에선 매일 오전 7시 반 10여 명의 팀장과 주요 특보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린다. 이 후보는 이 회의에 거의 참석하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이나 이흥주 홍보팀장, 이혜연 대변인, 지상욱 홍보특보 등을 통해 팀장들에게 전달한다. 회의는 강 팀장이 주재하며 중요한 결정에도 강 팀장의 판단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도 공식적으로는 일주일에 1, 2회 열리는 선대위원장 및 본부장단 회의에 참석한다. 대신 6∼8명으로 구성된 측근 그룹과 비공식 면담을 자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명광 이강래 선대본부장, 민병두 윤흥렬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 김현미 대변인, 박영선 후보 지원실장, 서혜석 수행단장, 정기남 공보특보, 이재경 비서실 부실장 등은 오전에 별도 회의를 갖고 전략을 조율하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전략회의는 김영춘 선대본부장, 고원 전략기획본부장, 김헌태 정무특보, 김갑수 대변인이 핵심 멤버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별도의 회의 없이 수시로 정치 현안에 대해 장성원 전략기획단장, 황태연 동국대 교수, 이기훈 수석부대변인 등과 상의한다.

▽ 지인들=이명박 후보가 개인적으로 속내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이 꼽힌다. 이들은 이 후보의 대학 동기로 학창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 온 사이. 곽승준 정책기획팀장은 아버지가 과거 현대건설에서 고위 간부로 이 후보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또 현대종합금융 부사장을 지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는 이 후보의 고려대 1년 후배로 측근 중 측근으로 불리는 40년 지기.

이회창 후보는 김찬진 이영애 변호사 부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캠프에 정무특보로 영입된 이상돈 중앙대, 유석춘 연세대 교수와 전원책 변호사도 김 변호사가 이 후보에게 소개했다는 후문이다. 또 이 후보는 장남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연 씨 등이 소개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캠프 외부의 정책개발팀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1970년대 학번 서울대 문리대 동기생들의 모임인 ‘마당’의 멤버들과 만나 흉금 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권만학 경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에게서는 남북 관계나 대미 외교 등의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황지우 시인과는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선대위 살림

▼이방호 “부정한 돈 10원도 안돼” 李지시 수행

昌캠프 수입 - 지출 모든 결제 이흥주 거쳐가

鄭측 “예산도 못짜” 신당 의원들에 갹출 호소▼

한나라당의 선거자금은 이방호 사무총장이 관리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경선이 끝난 뒤 이 사무총장을 불러 “부정한 돈은 단 10원도 받거나 써서는 안 된다”고 엄명했다. 이 때문에 돈을 다루는 선대위 총무재정팀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총무재정팀은 이영찬 국장의 지휘 아래 5명의 팀원이 업무를 맡고 있다. 한나라당은 법정 지출한도액인 465억여 원 중 400억 원가량을 쓸 예정이며 이 중 260억 원은 제2금융권에서 12% 이자를 부담하고 빌렸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각오로 선대위 전반의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무소속 이회창 캠프의 ‘살림’은 이흥주 홍보팀장의 몫이다. 선거에 필요한 자금의 차입과 광고제작 등에 필요한 많은 돈의 지출 등 재정적인 결정은 반드시 이 팀장의 손을 거친다.

이 팀장은 이 후보가 1994년 국무총리를 지낼 때 국무총리비서실장으로 이 후보와 인연을 맺었으며, 지금까지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의 살림살이는 문학진 선대위 총무본부장이 관장한다. 문 본부장은 “얼마가 들어올지 몰라 예산 짜기도 힘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의원들에게 ‘자금난’을 호소해 의원 60여 명이 3000만 원씩 신용대출을 받아 주었다고 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또 선거자금 대출을 위해 제2금융권을 접촉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캠프는 문 후보의 고교 동창인 서재영 사무장이 금고지기 역할을 맡고 있다. 문 후보는 선거자금 조달을 위해 최근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자금은 각각 김선동, 고재득 당 사무총장이 맡고 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패션 & 건강관리

▼강철체력 자랑… 의사 사위 - 형 도움 받기도

후보 부인들, 옷 색깔-넥타이 선택 ‘패션 내조’▼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건강관리에 꼼꼼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주치의는 둘째 사위인 최의근 서울대병원 내과 전문의가 담당하고 있다. 이 후보는 목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프로폴리스’와 ‘허브티’를 챙기며 건강을 관리한다.

이 후보의 외양을 만들어온 사람은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이다. 최근에는 이 후보의 측근인 탤런트 유인촌과 한채영 등 인기 영화배우의 스타일을 담당하는 최희진 스타일리스트가 합류했다. 이 후보가 TV에 출연할 때는 김민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활약한다. 코디팀은 시장 방문에서 이 후보가 잠바를 입는 아이디어를 내는 등 거리유세에서 활기차고 젊은 이미지를 선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당뇨 등 지병이 없어 따로 주치의가 없으며 감기 등 가벼운 증세가 나타나면 의사인 형 회정 씨의 도움을 받는다.

이 후보의 코디네이터는 부인 한인옥 씨다. 한 씨는 최근 카메라에 잘 나오는 이 후보의 잠바를 사기 위해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등을 돌아다니고 있다. 출마 후 처음 입었던 카키색 잠바가 카메라로 찍었을 때 색깔이 옅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주변의 지적에 따라 최근 잠바 색깔을 보라색으로 바꿨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이 후보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했던 비서가 출마 이후 가끔 이 후보의 집을 방문하지만 머리 스타일은 이 후보가 직접 다듬는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특별히 주치의를 두거나 건강상태 체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12명의 등록후보 중 가장 젊다는 점과 ‘강철 체력’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새벽부터 심야까지 일정을 빠듯하게 잡는 편이다.

별도의 코디네이터도 두지 않는다. 방송기자 시절부터 기본적인 치장과 옷맵시 내는 데에는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넥타이나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일부 의상은 부인 민혜경 씨가 직접 골라준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주치의는 따로 없고 집 근처 내과에 가끔 들러 건강을 체크한다. 의상 등에 대한 조언은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추천한 Y미용원 박모 원장이 맡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친분 있는 한의사를 주로 찾지만 대부분 부인이 건강을 챙기는 편이다. 권 후보의 스타일은 당내 경선이 끝난 직후 김주현 스타일리스트가 도맡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별도 주치의가 없다. 김성회 보좌관은 “후보가 워낙 건강해 병원을 거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상 등에 대한 조언은 부인과 딸이 하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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