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삼성 특검 정치적 목적 다분히 있어”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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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 동기에 대한 패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신원건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 동기에 대한 패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신원건 기자
“지지율 따라 꼬리 뺀다면 뭐 때문에 나왔겠나

朴이 후보 됐다면 다른 생각 할 수 있었을 것

兵風, 백을 흑으로 만든 사건… BBK는 모르겠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1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나라당의) 후보가 됐다면 이명박 후보에게 제기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됐다면 출마하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최근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 여러 차례 통화를 해 연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모호한 태도를 취하던 ‘보수대연합’으로의 외연 확대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최근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죽어도 이 길”=이 전 총재는 이날 토론회에서 ‘여권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있다면 사퇴 의사를 밝히겠느냐’는 질문에 “미래를 세우려고, 죽어도 이 길을 가겠다고 나왔는데 여권 후보가 지지율이 높다고 꼬리를 뺀다면 뭐 때문에 나왔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지지율 변동은 결단이나 미래를 변경할 사유가 아니다”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어느 길로 가야 하느냐를 심각하게 고민할 시기가 온다면 그때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촬영 : 신원건 기자

이 전 총재는 BBK 주가조작 사건과 2002년 김대업 씨의 ‘병풍(兵風)’ 사건을 비교해 달라는 요청에 “김대업 사건은 완전히 백(白)을 흑(黑)으로 만든 사건이다. BBK 사건은 지금 단계에서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에 대해선 “정치적 목적이 다분히 있다고 본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항간에 이 전 총재 부인인 한인옥 씨와 김경준 씨의 모친이 각별한 사이라는 설(說)이 있다’는 질문에는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공공용 아파트의 경우 원가공개 방식으로, 민간용 아파트는 아파트가격 조정위원회를 둬 가격을 조정하겠다. 아파트의 택지조성 설계 감리 준공 과정에서 실제 건설하는 부분을 뺀 나머지를 정부가 관여한다면 아파트 가격을 30∼40%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 융합 문제에 대해선 “시대의 흐름이다. 어떤 경우든 공정성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총재 측 이혜연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이날 이 전 총재의 대선잔금 횡령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이명박 후보에게 쏠리고 있는 국민적 의혹을 덮으려는 음모적 책동”이라고 비판했다.

▽외연 확대=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이날 “이 전 총재가 국중당 등과 연대해 외연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며 “국중당과 1차 연대 후 참주인연합 정근모 후보 등과의 ‘보수대연합’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이 전 총재가 심 후보와의 통화에서 후보 등록(25일) 전에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날 밤 SBS의 한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전 총재와의) 회동이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이날 저녁 서울 남대문 근처 식당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정책 연대 등을 논의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고(故) 신상학 제헌의원의 부인인 올해 100세의 박순덕 씨로부터 “꼭 대통령이 되라”는 덕담과 함께 40년 된 부적을 받기도 했다.

이날 이 전 총재의 팬클럽 ‘이회창을 사랑하는 네티즌의 모임’ 홈페이지에는 “후보 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이 전 총재를 살해하겠다”는 글이 올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촬영 : 신원건 기자


촬영 : 이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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