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참석자 “에리카김, 심리적 불안상태”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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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배부 안하고 보충질문도 안받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와 김경준 씨의 ‘특별한 관계’를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던 김 씨 가족의 기자회견은 싱겁게 끝났다.

김 씨 가족은 21일 당초 언론에 밝힌다고 공언했던 ‘이면합의서’ 원본 공개를 거부했고 회견에 나선 사람도 사건의 전모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씨의 누나 에리카 김(사진) 씨가 아닌 김 씨의 아내 이보라 씨였다. 더욱이 이 씨는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질문도 받지 않은 채 곧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의 한 호텔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는 50명이 넘는 기자가 몰려들었다. 기자회견은 당초 예고했던 시간보다 2시간 정도 늦게 시작됐다. 김 씨 가족 측은 회견장 출입구를 봉쇄한 뒤 신분증과 명함을 일일이 확인해 기자들만 출입을 허용했다.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의 항의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김 씨 가족은 회견장 안에 TV까지 준비한 뒤 이 후보의 비서 출신인 이진영 씨가 미국 연방검찰의 조사에 증언하는 내용을 담은 DVD를 방영하기도 했다. 이보라 씨는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간간이 옆에 앉은 에릭 호닉 변호사와 귓속말로 상의하기도 했다.

호닉 변호사는 ‘이면계약서’ 사본을 꺼내들고 잠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지만 “배부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기자들 사이에선 “이러려면 회견은 왜 하는 거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동안 김 씨를 적극 대변해 온 에리카 김 씨가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은 데 대해선 여러 가지 설명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측은 “세상을 바꿀 것같이 큰소리치던 에리카 김은 숨어버렸다. 한국으로부터 범죄인 송환 요청을 받을까봐 두려워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에리카 김 씨와 통화했다는 한 인사는 “에리카 김 씨가 최근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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