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민주 통합, 사실상 타결→진통→결렬→재협상→?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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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통합과 관련한 막판 협상 여부를 두고 하루 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신원건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통합과 관련한 막판 협상 여부를 두고 하루 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신원건 기자
민주당이 21일 대통합민주신당의 양당 통합 및 대선후보 단일화를 위한 재협상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범여권 안팎에서는 후보등록(25, 26일) 이전의 통합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높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양당 사이에는 막판 타결을 위한 물밑 움직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어느 쪽이 더 절박하느냐 싸움’=민주당 이인제 대선 후보는 20일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협상 결렬 및 독자 대선출마 강행을 선언했지만 대통합민주신당 정대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저녁 이인제 후보와 만나 조율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은 이와 별도로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합민주신당 측은 민주당 측에 통합 정당 지도부 및 의결기구 구성 비율을 당초 합의안인 ‘5 대 5’에서 ‘7 대 3’으로 변경하는 것이 어렵다면 ‘6 대 4’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정동영 대선 후보의 책임 있는 결단’과 함께 소수세력 보호를 위한 ‘비토(veto)’권을 줄 것’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 내 복잡한 계파들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반발에 정 후보가 휘둘리지 않고 합의사항을 지킨다는 책임 있는 약속과 함께 ‘6 대 4’로 할 경우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의결정족수는 ‘3분의 2’로 규정하자는 것.

그러나 이 같은 수정안을 대통합민주신당의 ‘6대 계파’가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대통합민주신당 규탄대회를 했고 이인제 후보는 독자 출마를 선언한 날에도 양측 인사가 만난 것은 그만큼 통합이 서로에게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으로서는 민주당과 분열된 채로는 범여권의 고정표도 모으지 못한 절대 열세 상태로 대선을 맞게 되고 민주당과 이 후보로서도 패배가 확실시되는 대선을 치른 뒤 당의 존립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 후보 측 한 의원은 “오늘(21일)이 고비다. 그러나 (안 되더라도) 24일 이전까지 협상을 계속한다”면서 “이제 치킨게임(chicken game·상대의 담력을 테스트하는 게임) 양상이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일각에서는 민주당과의 합당이 어렵다면 이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라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솔직히 어제까지 여지가 남아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 후보의 미온적 자세 때문에 박 대표, 이 후보 등이 아주 격앙돼 있다”며 정 후보의 결단 없이는 협상이 불가능함을 강조했다.

▽열쇠는 정동영 손에?=정 후보 선대위의 고위 관계자도 22일 “정 후보가 사퇴를 불사하더라도 당을 설득하고, 민주당 박 대표와 이 후보를 만나 의지를 보임으로써 통합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이날 “대통합민주신당은 (협상의) 꿈을 깨야 한다”면서도 ‘정 후보가 찾아와 통합의지를 보이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럼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실제 정 후보 측은 이날 이 후보 측과 수차례 통화를 하며 동향을 살폈다.

한편 전날 정 후보에게 후보 사퇴를 요구하며 토론을 제안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 측과 정 후보 측은 이날 토론회 날짜 등을 조율하는 실무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선대위 장유식 대변인은 “방송사와 먼저 협의가 돼야 하지만 이르면 내일쯤(22일), 늦어도 이번 주에는 서로 정책을 비교하는 토론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촬영:신원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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