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한나라 '김경준 귀국 저지' 공방

  • 입력 2007년 10월 14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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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14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측이 BBK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증인인 김경준 씨의 귀국을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을 놓고 팽팽한 공방전을 벌였다.

김경준 씨가 한국 송환 명령에 대한 항소 취하신청을 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명박 후보 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미국 법원에 김씨의 항소 취하에 대한 판단을 미뤄달라는 판결유예를 신청해 사실상 귀국을 지연시키려 한다는 최근 언론 보도가 공방의 도화선이 됐다.

이를 놓고 "신당은 이명박 후보가 떳떳하다면 김경준 씨의 귀국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는 이유가 뭐냐"며 공세에 나섰고, 한나라당은 미국 현지에서 진행되는 정당한 법절차를 신당이 정치적으로 과잉해석하고 있다며 `귀국방해'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신당의 이낙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BBK사건에 뭔가 단단히 엮여있는 게 틀임 없어 보인다"며 "이 후보의 미국 내 소송대리인들이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주장하는 김경준 씨의 귀국을 저지하고 있는데 이 후보가 진정으로 BBK 사건과 무관하다면 김씨의 조기귀국이 이뤄지도록 돕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이 후보는 지난 12일 영남일보 인터뷰에서 `김경준 씨는 빨리 한국에 들어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후보의 소송대리인들은 정반대로 김씨의 귀국을 저지하고 있다. 이 후보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국회 정무위에서 BBK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을 반대해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중단했는데 도대체 무엇을 감추고 싶어서 이토록 과잉방어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최재성 원내부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385억원을 빼먹지 않았다면 왜 동업자 김경준의 귀국을 그렇게 목숨 걸고 막는 것이냐"고 압박했다.

유은혜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핵심측근 김백준 씨가 미국에서 진행했던 `김경준 귀국 저지 작전'의 전말이 캘리포니아 대법원의 소송기록에 의해 밝혀졌다"며 "4년 동안 변론을 담당했던 변호사를 갑자기 교체해 재판 진행에 시간을 끌고, 김씨의 증언을 지연시켰으며, 이제 김씨의 항소 취하 판단을 미뤄달라는 판결유예까지 신청했다고 하니 김씨의 한국행 저지에 안간힘 쓰는 모습이 딱하기까지 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 송환재판과 별도로 김씨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손해배상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지난 8월 김씨가 스스로 자신을 증인으로 신문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귀국의사를 밝히자 이 후보 측 현지 변호인이 정상적으로 신문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대변인은 그러면서 신당 측에 대해 "미국 내 법률적 절차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이 '김경준 발목잡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이고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현재 미국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씨가 3년 이상 한국 송환을 거부하다가 대선에 임박해 갑자기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야말로 여권의 정치공작을 의심케 한다"면서 "한국 내 형사처벌에 관해 모종의 '흥정'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신당이 김씨를 지난 대선의 김대업처럼 유일한 구세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딱하다. 그리도 애타게 기다려진다면 미국 법원에 떼를 써서라도 모셔오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후보는 물론 (소송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도 현지 변호사가 신문절차 진행 요청을 한 것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면서 "김씨가 국내에 들어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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