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선대위 인선 발표… 실무형 전문가 대거 중용 ‘脫여의도’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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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후보 ‘국민성공캠프’ 인선 발표

한나라당은 8일 외부에서 4명의 사회 각 분야 권위자를 영입해 공동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이명박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인 ‘대한민국 국민성공캠프’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선대위는 기성 정치인 중심으로 구성됐던 2002년 대선 선대위와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선대위에 참여한 실무형 전문가들이 차기 정부에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집권할 경우 기성 정치인보다는 각분야 전문가들을 청와대와 행정부에 기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얘기가 나왔다.

강재섭 대표는 이번 선대위를 “슬림(slim)하고, 스피디(speedy)하고, 소프트(soft)한 ‘3S’ 선대위”라고 자평했다.

한나라당은 또 박근혜 전 대표를 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추대하고 박 전 대표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일부 인사들도 선대위에 참여시켰다.

이 후보는 대선 D-70일인 10일 선대위 발족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외부인사 영입으로 ‘여의도 정치’ 탈피=중앙선대위는 당내 인사 2명, 6개의 직능별 선대위원장, 별도의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이 참여하는 ‘2+7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당내에서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정기국회 원내대책 담당)가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외부에서는 △유종하 전 외무장관(외교·안보 분야)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교육·과학기술 분야)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미래 신산업 분야) △김성이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복지 분야)가 직능별 위원장으로 영입됐다.

문화예술정책위원장(선대위원장급)으로 선임된 박범훈 중앙대 총장과 아직 인선이 끝나지 않은 농·어업, 체육청소년분야 위원장을 포함하면 총 7명의 위원장급이 외부 영입되는 것이다. 박 총장은 “현직 대학 총장이 특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는 게 부적절하다”며 고사해 정책자문 기구 위원장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원장의 대거 외부 영입은 ‘탈(脫)여의도 정치’를 표방해 온 이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대선 때는 선대위원장과 공동의장단에 당 중진을 모두 참여시켰으며 외부 영입은 거의 없었다. 직능별 위원장도 이들이 맡았고 주요 위원회도 당 소속 정치인들로 채워졌다.

이번 인선에 대해 당내에서는 “일 중심의 실용적 인선”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당과 의원들이 배제됐다”는 불만도 나왔다. 당 일각에서는 “외부 영입 위원장들은 정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조직을 직접 관리하기 보다는 후보 자문역을 맡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선대위, 이 후보가 직접 챙긴다=눈에 띄는 것은 이 후보가 경제살리기특위위원장을 맡은 점. 한 당직자는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는 이 후보가 ‘경제 살리기’에 직접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특위 간사는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지낸 최경환 의원이 맡았다.

후보의 외연 확대 작업을 총괄할 국민통합특위는 이윤구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대선 공약을 다듬는 일류국가비전위원회는 김형오 의원이, 해외교포 관련 업무를 총괄할 한민족네트워크위원장은 김덕룡 의원이 맡았다.

선대위 상임고문은 박 전 대표와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이 맡았다. 이회창 전 총재는 고문직 제의를 고사했다.

박 전 대표는 고문직 수락과 관련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백의종군이나 마찬가지다. 전직 대표로서 당연직 같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선대위 조직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으며 주로 외곽에서 지원 유세만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단에는 28명의 현직 당 상임고문 외에도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최시중 전 갤럽회장이 합류했다.

부위원장은 이재오(전략홍보) 최고위원, 전여옥 의원을 비롯해 박 전 대표의 측근인 김무성 김학원 이해봉 의원 등 모두 13명의 의원이 맡았다.

특히 중앙선대위 조직을 최소화하는 대신 지방선대위의 역할을 강화해 각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득표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번 선대위의 특징 중 하나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향한 (이 후보의) 의지를 분명히 담아 선대위를 구성했다”며 “조직을 단순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시도 선대위의 권한을 강화해 국민 참여를 유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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