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사무 돕겠다”…이장-통반장들 ‘대선 바람’

  • 입력 2007년 9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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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시에서 통장을 맡고 있던 A 씨는 얼마 전 통장 자리를 내놨다.

그는 “매달 받는 20만 원의 수당이 아깝긴 하지만 대통령 선거 사무를 돕기 위해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광역시의 주민자치위원이던 B 씨도 정당의 사무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위원직을 최근 포기했다.

12월 19일 치러질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이장, 통반장, 주민자치위원들이 대거 사직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행정자치부는 이달 중순경 선거사무 관계자가 되기 위해 사직한 통리반장, 주민자치위원, 향토예비군 소대장급 이상 간부를 전국적으로 집계한 결과 765명이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통리반장은 244명, 주민자치위원은 518명, 향토예비군 간부는 3명이다.

이번 대선을 위해 그만둔 통리반장 등의 수치는 2002년 제16대 대선을 앞두고 사직한 454명(통리반장 115명, 주민자치위원 339명)에 비해 68.5% 증가한 것이다. 주민자치위원 제도가 없던 1997년 제15대 대선 전에는 344명의 통리반장이 사직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통리반장, 주민자치위원, 향토예비군 간부가 선거사무 관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선거일 90일 전인 이달 20일까지 사직해야 했다.

한 현직 이장은 “이장들은 지역을 잘 알고, 지역민과 인간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여전히 지역사회의 신망이 높다”며 “특히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이장을 신뢰하기 때문에 정치권이 각종 선거에서 ‘이장을 잡아야 이긴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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