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경선흥행 걱정되네”

  • 입력 2007년 9월 1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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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합동연설회는 2000여 석 규모의 행사장이 다 차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다. VIP석을 비롯한 행사장 1층의 좌석은 끝까지 빈 자리가 남아 있었다.

▽흥행 ’적신호’=2층 관중석은 자리가 찼지만 대부분은 지지 후보의 유세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열성 지지자들이었다. 정당 지지도가 약세인 지역에서 평일 낮에 열린 행사라는 점을 감안해도 ‘경선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했다.

울산이 제주와 함께 15일부터 시작하는 본경선 출발지여서 초반 승기를 잡고자 각 주자 진영이 서로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9일 제주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린 첫 합동유세도 청중은 1000명이 안 됐으며, 두 번째 합동유세가 열린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도 관중석 4500여 석 중 상당수가 행사가 끝날 때까지 비어 있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10일까지 선거인단 모집 결과 신청자가 220여만 명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분 접수 마감일인 10일 무더기 선거인단 접수로 후보 캠프 간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이들 신청자도 상당수가 ‘유령’일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선거인단만 많이 모집하면 뭐하나. 실제 경선 때 투표율이 낮게 나오면 오히려 비웃음만 살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의 신정아 씨 비호 파문 같은 대형 악재까지 터져 경선이 국민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다.

▽후보 5명, 전선도 5개=이날 연설회에서 ‘친노(親盧·친노무현) 대 비노(非盧)’ 식의 뚜렷한 구도나 주자간 연대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친노 후보는 친노 후보끼리, 비노 후보는 비노 후보끼리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였다.

울산, 제주 개표 결과가 이후 후보단일화 논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친노 후보들은 예비경선 기간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정체성 문제를 협공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서로를 견제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설에서 “첫날 경선 결과가 시원치 않으면 단일화 압력에 눌려 나는 죽게 돼 있다. 한 걸음만 더 갈 수 있도록 나를 도와 달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자신을 향한 다른 친노 주자 진영의 단일화 압력을 겨냥한 듯 “‘아직 젊으니까 다음에도 기회가 있지 않겠나, 이번에는 사퇴하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그러나 나는 후보단일화를 위해 출마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기자

한명숙 전 총리는 전보다 더 강한 수위로 다른 친노 주자들을 비판했다. 한 전 총리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가진 사람이라도 국민이 싫어하는 지도자, 사람 가슴에 화살을 꽂고 아픔을 주고 칼질하는 후보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기자

치열한 1,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서로를 공격하기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기자

울산=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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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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