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범 환경, 이해찬 캠프 직행 구설수

  • 입력 2007년 9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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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범 환경부 장관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경선 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31일 사표를 낸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단히 이례적이며,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민주신당 경선 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한 친노 인사들
김두관박범계 전 대통령 법무비서관
손학규조경태 의원, 윤훈렬 전 대통령 행사기획비서관
신기남없음
유시민이광철 김태년 의원
이해찬이화영 서갑원 윤호중 유기홍 의원,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 김현 전 춘추관장, 허성무 전 민원 제도혁신비서관
정동영정청래 의원, 장형철 전 대통령 제도혁신비서관실 행정관
천정배없음
추미애염동연 의원
한명숙백원우, 김형주, 이광재 의원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민주신당 이광재 의원이 한명숙 전 총리 캠프에 합류하면서 ‘노심(盧心·노무현 대통령의 의중)’ 향방을 둘러싼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후임 장관은 ‘6개월용’ 불과=현직 장관이 한 정당의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예비후보를 돕겠다고 장관직을 사퇴한 전례는 거의 없다.

1992년 당시 최창윤 공보처 장관이 민자당 대통령 후보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사퇴한 적이 있지만 이는 대통령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이었다. 더구나 최 장관은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었다.

이 장관의 행위를 두고 국가 운영을 위해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국무위원으로서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장훈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직 장관이 대선 캠프로 가는 것은 국정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김종인 민주당 의원도 “대단히 비정상적이다”고 비판했다.

후임 환경부 장관의 임기가 6개월도 못된다는 점과 관련해 한 국회 관계자는 “자신의 영달은 다 채웠지만 후임 장관에 대해 예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해찬 덕’과 ‘노심’ 향배는=지난해 3월 이 장관이 환경부 장관에 내정 됐을 때 코드인사 논란이 벌어졌다. 이 장관이 현 정부 탄생에 기여한 정부 산하단체 및 공기업 임원들 모임이었던 ‘청맥회’ 회장을 지냈기 때문이었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 장관이 국회의원도 아닌 고양시장 선거에서 떨어진 이력으로 어떻게 환경부 장관까지 했겠느냐. 이 전 총리가 도와줬기 때문에 이 장관이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8일 일부 개각 때 이 장관은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노 대통령이 그를 대선판에 ‘긴급 투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총리의 지지율이 2%대에서 지지부진하자 노 대통령이 ‘영양주사’를 놓은 것 같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나가라고 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신당 ‘비노(非盧·비 노무현)’ 진영 관계자는 “결국 자연스럽게 ‘이해찬 몰아주기’로 친노 진영이 결집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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