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총재 “검증청문회 열지 말아야”

  • 입력 2007년 7월 17일 02시 59분


코멘트
이회창(사진) 전 한나라당 총재는 16일 “한나라당의 후보 검증청문회는 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날 강재섭 대표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검증위원회가 효과적인 조사 수단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을 세탁하듯이 검증한다는 것은 검증위가 할 일도 아니고 할 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는 “검증위 활동은 스스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다”며 “각 후보에 대한 검증 사항을 신고 받아 관련 후보 측에 신고 내용을 알려주고 이에 대한 해명과 반박 자료를 공개해 국민 스스로 평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문회 개최를 변경할 수 없다면 청문회는 제3자가 후보를 신문하는 자리가 아니라 후보 자신이 국민에게 해명하고 설득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 공방에 대해 “서로 상대방을 죽여야 한다는 식으로 간다면 이성을 잃어가는 것”이라며 “각 후보는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버리는 심정으로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은 정권이나 여권 측으로부터 제기될 네거티브 공격을 막아내고 후보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고, 지나친 검증 공방으로 후보들이 큰 상처를 입는다면 당의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특히 한나라당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 “상호주의 원칙을 포기한 것으로 햇볕정책 기조와 다를 바 없다”며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쇼로 악용될 수 있어 차기 정부에 넘겨야 한다. 미국 측에도 연내 (6·25전쟁) 종전 선언이 대선에 악용될 수 있음을 지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