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탈당 용인? 박상천 2차 합당?

  • 입력 2007년 7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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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범여권 통합신당 합류 방식을 놓고 이견이 팽팽한 가운데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상천 중도통합민주당 공동대표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의장과 박 대표, 김한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정대철 ‘대통합추진모임’ 대표는 7일 만나 통합의 필요성에는 동의했지만 열린우리당 선(先)해체 문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우리당 해체 선언하라” vs “민주당과 조건 같다면”=박 대표와 김 대표는 각각 “범여권 통합을 위해 열린우리당 해체 선언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 ‘원 스톱 대통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일방적 해체 선언은 부당하며 민주당과 같은 조건이라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러나 이들은 조만간 다시 만나 통합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양당 대변인은 8일 ‘4인 회동’을 브리핑하면서 “열린우리당 존재 자체가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통합민주당 유종필), “(우리당 선해체론은) 변형된 배제론이자 소통합 바이러스”(열린우리당 윤호중)라고 서로 비난했다.

범여권 일각에서는 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명분 쌓기’를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열린우리당 해체 문제가 통합의 최대 걸림돌이긴 하지만 통합 논의를 무위로 돌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합민주당 김효석 신중식 이낙연 의원과 박준영 전남지사, 박광태 광주시장 등 ‘대통합파’ 8명은 7일 광주에서 모여 “범여권 통합을 위해 통합민주당은 기득권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은 해체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신중식 의원은 8일 “11일 저녁 다시 모여 (박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할 예정”이라며 “먼저 의원 몇 명이 탈당한 뒤 원외위원장 등 70여 명이 2차 탈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 박 대표 결단 임박?=양당이 쉽게 접점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정 의장과 박 대표의 태도에 조만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의장은 동시다발적인 압력을 받고 있다.

8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한 시민사회세력 ‘미래창조연대’는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 모임인 대통합추진모임의 정 대표를 비롯한 상당수 의원도 “열린우리당이 해체해야 새 정치의 틀이 마련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아직 열린우리당 해체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손 전 지사 측은 “기존 정치권이 얼기설기 엮이는 것은 대통합이 아니다”고 했고, 정 전 의장 측은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의 극단적 사수파는 잔류시키는 방법도 논의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사정은 만만치 않다.

통합민주당 한 의원은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는 대통합파의 ‘분열 없는 범여권 단일 정당’이 지지를 받는 반면 통합민주당에 대한 여론은 싸늘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은 대통합파와 뜻을 같이 하고 있으며, 동교동 측도 박 대표의 노선에 불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 의장과 박 대표는 절충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의장이 당 해체를 선언하는 대신 당 소속 의원들의 개별 탈당을 통한 통합신당 참여를 용인하고, 박 대표는 대통합파의 탈당 후 통합신당과 통합민주당의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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