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사장 “정보 통제하는 정부, 신뢰 떨어져”

  • 입력 2007년 6월 1일 03시 01분


코멘트
노무현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위해 방문한 AP통신 톰 컬리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일행과 인사를 하고 있다. 컬리 사장은 이에 앞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권력 앞에서 진실을 말하고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바뀌지 않는 가치”라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31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위해 방문한 AP통신 톰 컬리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일행과 인사를 하고 있다. 컬리 사장은 이에 앞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권력 앞에서 진실을 말하고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바뀌지 않는 가치”라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최근 내한한 톰 컬리 AP통신 사장이 한국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치에 대해 “정부가 보도자료만으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정보 공개를) 불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컬리 사장은 3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특별연설에서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장기적으로 한국에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정보를 자유롭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과연 그렇게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실 통폐합의 국제적 파장과 경제적 악영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컬리 사장은 “(정부가) 정보를 통제해 정부와 관련된 기사 보도가 줄어든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며 이는 금융시장의 리스크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컬리 사장은 한국 정부가 기자와 공무원의 접촉을 제한하려는 조치에 대해 미국의 사례를 들며 “정부가 정보에 ‘기밀’ 라벨을 붙이고 통제하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 이는 우둔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울러 언론인 스스로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에도 권력 앞에서 진실을 말하고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바뀌지 않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미디어 기술의 급변과 관련해 그는 “기술의 변화가 언론사의 사업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유비쿼터스로 설명되는 오늘날 미디어 시장에서 언론사는 사업 방식의 변화를 이제 더 고민하지 말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컬리 사장은 미디어가 나아갈 방향으로 개인화를 꼽고, 고객 계층과 패키지 가격 등 다양한 기준으로 분화된 상품화를 강조했다.

컬리 사장은 또 “블로그와 포털 등 인터넷상 콘텐츠가 다양하지만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의미 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언론의 편집 기능이 필요하다”며 “(동영상 등) 여러 취재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언론인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