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총리 내달 방미

  • 입력 2007년 4월 29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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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총리가 5월 중순 미국을 방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지난 3월초 북한과 중국을 방문했던 이 전 총리는 특히 동북아 평화체제 논의 등을 위해 최근 비공개로 일본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고, 5월 방미에 이어 러시아 방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한반도 주변국 '연쇄 방문'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다음달 10일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 위원장 자격으로 9박10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 전 총리는 LA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리는 6·10 항쟁 20주년 행사에 참석, 기조연설을 한 뒤 워싱턴에서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북핵문제, 남북관계 등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체제 문제 전반에 걸쳐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의 면담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가 그동안 한반도 평화체제 확립을 위해 남북미중 4개국 정상회담체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 조야 고위관계자들과의 접촉에서 4개국 정상회담 문제가 논의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상반기 추진설이 제기됐던 한미 정상회담 관련 논의도 이뤄질지 주목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이후의 후속상황에 대한 의견도 이뤄질 전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양 방문을 통해 느낀 북한의 인식을 전달하고 북미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지 않겠느냐"며 "4개국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설득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방미에는 동북아평화위 소속 김태년, 정의용, 최철국 의원 등이 동행한다.

앞서 이 전 총리는 당 동북아평화위 위원장 자격으로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 정부 및 정계 고위층 인사들과 만나 북일관계 등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동북아평화위는 또 남·북·러 간 경제협력 및 동북아 주변정세 등을 협의하기 위해 이 전 총리와 이화영 의원 등이 6월께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당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측은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구체적 일정은 잡힌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화영, 김형주, 이광재 의원 등은 6월 초 동아시아재단 등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는 국제 세미나에 참석, 남·북·러시아간 농업·에너지·철도부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3월초 북한 및 중국, 4월 일본, 5월 미국에 이어 러시아 방문까지 성사될 경우 이 전 총리는 2·13 합의 이후 4개국 정상회담 당사자로 거론되는 국가 및 6자회담 관련국 방문을 모두 마치는 셈이 된다.

이 전 총리의 활발한 외교 행보를 놓고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내지 4개국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 성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친노(親盧) 세력의 재결집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범여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이 전 총리의 대선 행보와 연관짓는 분석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측은 "올해가 한반도 평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당분간 남북문제에 전력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논의 자체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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