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제2의 정주영 되고 싶지 않아 출마 포기”

  • 입력 2007년 4월 10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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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범여권 대선주자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 2위를 고수했던 고건 전 국무총리가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 전 총리는 지난 1월16일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석 달 만에 입을 열어 “제2의 정주영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뒤 말이 바뀌는 정치권의 본질 때문에 ‘정치의 장벽’이 의외로 높았음을 절실히 실감했다”며 지난 1992년 14대 대선에 출마했던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을 빗대 설명했다.

그는 “정주영 씨도 신당(통일국민당)을 만든 적이 있는데, (내가) 신당을 차리겠다고 했을 때 여당 의원들이 처음에는 상당히 호의적이더니 정작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일부에서는 내가 대통령 말 한 마디에 나가떨어졌다고 하는데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정치권의 장벽이 생각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믿었던 의원들이 흔쾌히 내 뜻에 동참해주지 않았다. 애초 정치권에 나갈 때 올해 1월에는 출마든 아니든 어떤 식으로든 결정하려 했고, 결과적으로 그 말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근황에 대해 “일절 정치 얘기를 하지도 듣지도 않으니 홀가분하다”며 “연말 대선 때까지는 움직이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정계 복귀는 물론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하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기자들을 피해 숨바꼭질을 했는데, 사실 역사기행을 했다”며 그간의 행적을 공개했다. 신문은 고 전 총리가 그동안 전남 강진의 고려청자 도요지와 땅끝마을, 보길도, 세연정 등 남해안 일대를 둘러보았고, 앞으로도 이런 생활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참여정부 초대총리로 1년3개월을 지낸 그는 2004년 5월25일 총리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8월 중도세력의 연대 통합과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희망한국 국민연대’를 출범시켜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참여정부 초대총리로 고 전 총리를 임명했던 것은 실패한 인사”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싸고 노 대통령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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