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와 朴사이 鄭이 흐른다

  • 입력 200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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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이 28일 국가대표 축구팀 올림픽 예선전이 열린 경기 안산시 와스타디움을 찾아 관중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8일 강원 동해시 북평시장을 방문해 어묵을 먹으며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산·동해=연합뉴스
이명박 전 서울시장(왼쪽)이 28일 국가대표 축구팀 올림픽 예선전이 열린 경기 안산시 와스타디움을 찾아 관중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8일 강원 동해시 북평시장을 방문해 어묵을 먹으며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산·동해=연합뉴스
이명박-박근혜측 “흥행카드로 정몽준만 한 인물 없어”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에서 정몽준 의원이 뜨고 있다.

무소속인 정 의원은 5선으로 인지도가 높고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으로서 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까지 갖고 있다. 특히 지역구인 울산에서는 영향력이 커 두 주자 모두 ‘눈독’을 들일 만하다.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한 뒤 투표일 전날 지지 철회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지만 전국적 ‘흥행카드’로 손색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의원은 이 전 시장과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이 전 시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도와 ‘현대 신화’를 만들었고, 정 의원은 정 회장의 6남으로 ‘현대가(家)’ 일원이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표와는 장충초교 동창이다. 2002년 대선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가끔 테니스를 함께 쳤다. 정 의원이 200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도움을 청했지만 박 전 대표는 ‘정체성이 안 맞는다’는 이유 등으로 거절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곤 박 전 대표가 당내 시장후보 경선 참여를 제안했지만 이번에는 정 의원이 사양했다.

지금까지는 이 전 시장이 정 의원과의 ‘거리 좁히기’에 더 적극적이다. 지난달 22일 정 회장의 6주기를 맞아 경기 하남 묘소를 찾았고, 최근 강연에서 여러 차례 정 회장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치켜세웠다.

이 전 시장은 28일 국가대표 축구팀의 올림픽 예선전이 열린 경기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정 의원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의 자리는 귀빈석에 마련됐지만 이 전 시장은 일반석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이 전 시장 측은 시중에 나도는 정 의원과의 ‘교감설’에 대해 “별다른 접촉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캠프 관계자는 “정 의원이 힘을 보태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을 돕는 현대 출신들이 정 의원과의 접촉을 주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아직까지 정 의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정 의원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과거 몇 차례 빗나간 ‘인연’을 어떻게 다시 연결할지가 관심사다.

정 의원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것 자체가 큰 장점으로 국민이 인정한다는데 그 이상 소중한 재산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해선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강점인데 이를 부각하는 게 좋아 보인다. 요즘 바빠서인지 그런 면이 좀 소홀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이 전 시장 측이 신경을 쓴다는 느낌은 받지만 특별히 두 분이 따로 만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며 “특정 주자를 염두에 두고 있진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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