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천영우, 北 태도에 불쾌감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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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합니다”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중국 베이징 래플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북한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2500만 달러를 손에 넣기 전에는 회담을 할 수 없다며 이날 회담장에 나오지 않았다. 베이징=연합뉴스
“답답합니다”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중국 베이징 래플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북한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2500만 달러를 손에 넣기 전에는 회담을 할 수 없다며 이날 회담장에 나오지 않았다. 베이징=연합뉴스
“북한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게 합리적인데….”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6자회담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의 참여 거부로 회담이 지연되자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천 본부장은 “당초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합의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2500만 달러를 전액 돌려받게 돼 있는데도 돈을 손에 쥐지 않으면 대화를 못 하겠다고 버티는 자세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북한 대표단이 본국으로부터 BDA은행 문제를 종결지으라는 매우 강한 훈령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북한의 행태를 보며 다른 회담 참가국들은 ‘역시 북한이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오후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전체회의에 참여할 것을 설득했으나 김 부상은 송금이 선결돼야 한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자금을 돌려받고 비핵화 조치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김 부상이 BDA은행에 동결된 돈을 수중에 돌려받지 못한 채 빈손으로 평양에 돌아가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회담 참가국들은 이날 밤 수석대표 회의를 열어 회담을 21일에 종료하려던 계획을 바꿔 일단 22일 또는 2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북한을 포함해 일부 회담 참가국들은 만약 송금 시점이 계속 늦어질 경우 회담 기간을 더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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