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탈북자들의 현실에도 관심 기울여야"

  • 입력 2007년 3월 18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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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해결에 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의 현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국제인권단체 조사원이 17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촉구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케이 석 조사원은 '북한의 냉혹함(North Korea's Cruelty)'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2004년 말 북한이 탈북자 처벌을 강화한 이후 북한을 탈출했다 송환된 사람들이 예외 없이 강제 구금과 고문을 당하고 때로는 처형되는 등 모진 형벌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국경을 넘지만 북한 정권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함으로써 국제인권규약을 위반하고 있으며 중국도 탈북자들을 강제 송환해 유엔난민협약 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기고문은 비판했다.

기고문은 "59세의 한 여성이 '북한으로 송환된 뒤 돈을 감췄는지 검사한다는 이유로 조사관들이 옷을 모두 벗기는 등 동물처럼 취급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수용소에서 18개월간 복역한 42세 여성은 "하루 세끼를 옥수수 가루 한줌씩으로 연명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설사를 하다 방치된 채 죽어나갔다"고 증언했다는 것.

수용소에서 9개월 복역한 50세 여성도 날마다 옥수수 가루를 먹다 쇠약해져 20일간 의식을 잃었으며 자살을 시도하다 들켜 심한 구타를 당했다고 기고문은 전했다.

기고문은 끝으로 북한의 핵합의 이행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실패 때문에 목숨을 건 위험한 탈출을 감행하는 북한 주민들을 국제사회가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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