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선후보군 '기지개'

  • 입력 2007년 3월 11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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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선주자들이 `동면'을 끝내고 조심스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찌감치 대선행보에 돌입한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잠룡'들이 서서히 제 목소리를 내면서 다양한 형태로 대선레이스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

우리당에서는 지난 7일 김원웅 의원이 처음으로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한명숙 전 총리가 당에 복귀하면서 대선후보들이 워밍업 단계에 들어간 형국이다.

지지부진한 대통합신당 추진작업으로 인해 대선레이스 참여를 선언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대선까지의 빠듯한 일정을 감안할 때 더이상 당내 상황에만 얽매여 `잠행'만 할 수도 없다는게 주자들의 생각이다.

`실생활 밀착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민심탐방에 뛰어든 정동영 전 의장은 14일 인천, 15~18일 충남지역을 돌면서 중소기업 현장체험, 학부모 교육간담회, 넥타이부대와의 대화, 포장마차 도우미 활동 등 민생투어를 계속할 예정이다.

또 25일에는 자신의 지지그룹인 지역별 `평화경제포럼' 구축의 완결편 격으로 서울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평화와 경제를 `정동영의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8개월간 쌓인 피로를 풀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김근태 전 의장은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시동을 걸 예정이다.

김 전 의장은 `비상대권'의 짐을 내려놓고 `정치인 김근태'로 돌아온 것을 계기로 개헌,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남북문제 등 주요 정책현안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면서 `개혁 정체성'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틈틈이 지역을 돌면서 얼굴을 알리고 `김근태 친구들' 등 자신의 지지모임을 공고화하기 위한 조직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당복귀 후 휴식을 취해온 한명숙 전 총리는 첫 외부일정으로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해 조언을 듣는다.

한 전 총리는 앞으로도 당분간 휴식과 함께 지인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통합추진 과정에서의 역할이나 향후 행보 등 정국 구상에 비중을 둘 예정이다. 한 측근은 "정국구상이 끝나면 적극적이고 다이내믹한 움직임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며 `대권 레이스' 합류에 무게를 뒀다.

영남권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김혁규 의원은 그동안의 물밑 행보를 마감하고 당의 대통합신당 추진 윤곽이 드러나는 다음달 중순께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핵문제 해결을 통한 남북평화구조 정착, 4년 연임제 개헌의 달성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정치권 안팎에서 분주한 활동을 벌이는 한편 기자간담회를 정례화해 언론과의 접촉면도 넓혀간다는 생각이다.

김원웅 의원도 11일 `고조선 역사복원 대축제', 12일 우리당 전국여성위원회 등 당 안팎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서 이름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당내 잠룡들의 기지개와 달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범여권의 집중적인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정치참여 여부에 대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뜸들이기'에 들어간 상태이다.

정 전 총장은 "이번 학기까지는 강의한다"며 빨라도 5월말까지는 학교에 남아있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뒤 매주 월수금요일 사흘간 잡혀있는 강의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정계진출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정치권의 정치참여 요청이 계속되고 있고 대선까지 남은 정치일정이 촉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학기중이라도 중대 결심을 내릴 가능성은 열려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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