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빅2 ‘6월 경선’ 마음굳힌 속내는

  • 입력 2007년 3월 2일 02시 56분


코멘트
손 마주잡은 孫-李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오른쪽)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3·1절 마라톤 축제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1970, 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라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기자들에게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은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손 마주잡은 孫-李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오른쪽)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3·1절 마라톤 축제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1970, 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라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기자들에게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은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李 ‘지지율’ vs 朴 ‘대의원’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경선 시기와 방식을 놓고 다투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현행 당헌대로 ‘6월 경선’ 실시를 주장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6월에 경선을 치르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을 표로 연결시켜라”=이 전 시장 측은 40%대의 높은 지지율로 1위를 달리는 만큼 경선 시기가 빠를수록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경선 시기가 늦춰지고 그사이 ‘돌발변수’가 생겨 지지율이 출렁거리게 되면 이로울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지금의 높은 지지율을 경선 당일 표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는 것. 이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의 지지자들이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에 비해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남은 기간에 조직을 강화하고 당심(黨心)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전 시장 캠프는 조직 강화를 위해 조직 관리에 능통한 사람들을 새로 영입하고 전면에 재배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도 제주를 처음으로 방문하는 데 이어 전남 여수와 광주를 찾는 등 ‘접촉면’을 최대한 늘리는 방향으로 짜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이 선거인단 수를 대폭 늘리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론 지지율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열세인 ‘조직’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규모가 작으면 조직이 탄탄한 쪽이 단기간 내 선거인단을 ‘설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선 방식 지키면 승산 있다”=박 전 대표 측은 현재 경선 방식을 유지한다면 지지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여론조사 지지율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자체 조사 등을 토대로 선거인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의원(20%)과 당원(30%) 지지율에서 이 전 시장을 앞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선후보 등록이 이뤄지면 최대 4만 명 이내의 선거인단 명부(대의원, 당원, 일반국민선거인단)가 배포되는데 이 가운데 2만5000명 정도로 추정되는 대의원과 당원은 국회의원과 지역별 조직책 등으로 구성된 탄탄한 조직력을 통해 세 규합이 가능하다는 것.

또 전체 선거인단의 30%(최대 1만 5000명)를 차지하는 일반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열성도가 이 전 시장의 지지자들보다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표에 나설 것이라는 게 캠프의 자체 판단이다. 이렇게 되면 2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에게 크게 밀릴지라도 충분히 해 볼 만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광주, 전남 목포 광양 등을 방문했던 박 전 대표는 4일 부산을 시작으로 충청 강원 경북 지역을 잇달아 방문해 ‘국민 속으로 투어’를 계속하며 민심 다지기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