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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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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당시 대통령취임사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지명관(83·사진) 한림대 석좌교수는 23일 “대통령제에 대한 절망감을 우리에게 줬다”며 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지 교수는 노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본보와 국제전화로 가진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의 공적에 대해 “통치행위로서 잘한 게 없다”며 “국민이 대통령제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된 것이 노 대통령의 최대 공헌”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했다.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그는 “대북 정책도, 국내 정치도, 인사 임명도 제멋대로 하고 그걸 간신히 국민 여론과 야당이 견제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은 (대통령이) ‘내일 또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고 염려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또 “노 대통령은 한번 자기 사람이라고 해서 자기에게 충성을 바치면 한사코 다시 (공직에) 넣으려고 한다. (인사 기용에 있어) 사적 관계를 넘어서는 발상을 못하는 것 같다”고 노 대통령의 ‘코드 인사’를 비판했다.
지 교수는 한미 관계와 관련해 “나쁘게 말하면 미국에 버림받는 형태로 되어가는 게 아닌가 염려된다”며 “이런 건 외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대해서도 “국민과 의견이 다를 때 억지로 하려면 항상 부작용이 생긴다”며 “국민이 연임제 개헌을 원하는 상태가 아니라 국민이 다 안 된다는데 (개헌을) 강요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또 “우리 국민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멋있는 대통령’을 기대했던 사람들 아니냐. 그래서 국민이 민주세력에 투표한 것인데 (노 대통령은) 그걸 완전히 배반했다”고 주장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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