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봉 “‘이명박 X-파일’ 공개 기자회견 여부 곧 결정”

  • 입력 2007년 2월 9일 14시 41분


이른바 ‘이명박 X-파일’을 공개하겠다고 나선 정인봉 변호사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아 결과가 주목된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9일 대선캠프 법률특보인 정 변호사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 검증 발언과 관련해 “정 변호사가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한 것 같다”며 “저의 생각이나 캠프의 생각이 전혀 아니다.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과학기술정책 구상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증은 개인이나 캠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당이나 다른 차원에서 해야 한다”며 “정 변호사도 캠프에 들어온 이상 개인 생각을 얘기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이 전 시장을 검증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

정 변호사는 이날 오후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은)검증에 대한 각오 없이 대선에 나와서는 안 된다. 그의 문제점은 감춰질 게 아니기 때문에 드러내는 게 옳다”며 검증 제기가 타당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오늘 오전에 걱정하는 마음으로 전화했다”며 “나는 이 전 시장의 도덕적 결함에 대해 당연히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박 전 대표는 하지 말라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내게 전화해서 ‘한나라당은 매번 후보 검증을 미뤘기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 이회창 후보 때도 갖가지 문제점을 덮으려고만 했다. 쉬쉬하고 감추는 게 후보를 약하게 만든다. 예정대로 기자회견에서 밝혀야 한다’고 용기를 주고 있다”며 기자회견 강행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상황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하루 이틀 궁리 좀 한 뒤 박 전 대표나 캠프와 상관없이 개인 차원에서 이 전 시장 검증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단행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전 대표에게 의혹의 시선이 갈 것을 우려한 듯 “캠프에서 도움 받은 적도 없고 누구의 지시나 협조를 받은 적도 없다”며 “이 전 시장에 대한 자료는 개인 차원에서 모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8일 “이 전 시장의 도덕성과 자질, 재산형성 과정 등과 관련해 3∼4가지 문제점을 적발해 자료를 수집해 왔다. 오는 13일쯤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할 계획”라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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