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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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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시간여 대화를 진행하면서 여성성을 압도하는 강인함이 곳곳에서 짙게 느껴졌다. 미혼이라 오랜 시간 혼자 살아온 그는 “스스로를 부단히 단련했다”고 말했다.
지난 5·31지방선거 때 (칼로) 테러를 당했는데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게 겁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오히려 그 후로 더 강해졌다. 인간적으로도 한 단계 더 성숙하고 강인해졌고, 나라가 이렇게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은 힘들 때 가족이 힘이 된다지만 미혼인 박 전 대표는 그럴 때 어떻게 할까. 그는 “국민이 가족이다. 집에서 인터넷도 하고 곳곳에서 만나는 학생, 시장 아주머니, 근로자들이 격려해 주고 사랑해 주는 게 가장 큰 힘”이라며 “부모님이 흉탄에 가셨을 때도 국민의 힘과 위로로 일어섰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부모를 잃고 테러까지 당했을 정도면 정치 근처에도 안 갈 것 같다고 하지만 그래도 내 나라다. 나라가 잘못되면 내가 편할 수 없다. 부모님이 편찮으면 건강을 되찾아야 자식도 조금 편해지는 것 아니냐.”
그는 “물이 흐르면 물길이 나듯이 마음도 먹기 나름”이라며 나라 걱정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슴없이 대한민국과 결혼했다고 말하는 박 전 대표. 그래도 외롭지 않을까. 그는 “친구가 있어도 자주 만나지 못하고 요즘은 더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글을 쓰고 산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절대 한 사람의 말만 듣거나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아무리 똑똑해도 독선적인 결정은 큰 실수를 부른다”고 말했다.
가정생활과 자녀 교육 경험이 없는 게 약점 아니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중국 일본 유럽을 다녀 봐도 그런 게 문제된 적은 전혀 없다. 내치도 외교도 좋은 전략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며 웃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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