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눈…이명박

  • 입력 2006년 12월 16일 03시 01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올해 5월 5일 서울 성동구 뚝섬 벽천마당에 인공암벽을 설치한 것을 기념해 암벽타기 시연을 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달리기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안국포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올해 5월 5일 서울 성동구 뚝섬 벽천마당에 인공암벽을 설치한 것을 기념해 암벽타기 시연을 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달리기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안국포럼
‘두려움을 거부하는 따뜻한 불도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옆에서 봐 온 사람들은 이 전 시장을 이런 수식어로 설명한다.

이 전 시장은 ‘불도저’에 비유될 만큼 일에 대한 추진력이 강한 것으로 이름나 있다. 그런 사람은 보통 ‘일 중독자’여서 가족을 소홀히 하고 예술과 멋을 모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전 시장의 경우는 다르다는 얘기다.

이 전 시장은 14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평소 가족을 중시하고 문화와 예술을 즐긴다”고 말했다. 누구 못지않게 감성적인 인간이며, 그만큼 마음은 따뜻하다는 얘기였다.

이 전 시장은 한 달에 한두 번씩 딸들과 함께 각종 공연이나 영화를 본다고 말했다. 뮤지컬에서부터 대중가수 공연까지 ‘잡식(雜食)’이다. 최근 들어 바빠진 일정 때문에 ‘문화 결핍증’에 시달린다고도 했다.

“왕의 남자, 타짜, 미스 사이공….” 최근에 본 영화나 공연이 뭐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은 줄줄이 이름을 댔다. 조만간 그는 노숙인들의 연극을 관람할 예정이다.

이 전 시장은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족에 뒀다. 그는 “삶의 가치와 사회의 출발을 가정에서 찾는다. 행복한 가정이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고 결국 건전한 국가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중년 시절 아무리 바쁘더라도 자식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고 학교 선생님에게 왜 꾸중을 들었는지 등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챙겼다고 한다. 지금 그는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강점을 ‘긍정적인 사고와 실천력’이라고 말했다.

“세 딸의 아버지라서 여성들과 아주 친숙해요. 여성은 남성을 볼 때 성격을 더 중시한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미남’은 아니지만 ‘훈남(훈훈한 남자)’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에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시장은 자신도 머쓱했던지 씩 웃었다.

‘눈이 작다’는 말이 나오자 그는 “작지만 부모가 주신 눈이다. 귀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눈이 무지 맑다고 하던데…”라며 또 한번 크게 웃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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