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귀국 맞춰…與 집안싸움 다시 시작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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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 갈길로? ‘어디로 가야 하나….’ 10일 친노(친노무현 대통령) 당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해체를 요구하는 당원대회를 열었다(위 사진). 하지만 민주당 등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김근태 의장(왼쪽)과 김한길 원내대표(가운데) 등 비대위 위원들은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마이웨이’하기로 했다. 김경제 기자
결국 제 갈길로?
‘어디로 가야 하나….’ 10일 친노(친노무현 대통령) 당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해체를 요구하는 당원대회를 열었다(위 사진). 하지만 민주당 등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김근태 의장(왼쪽)과 김한길 원내대표(가운데) 등 비대위 위원들은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마이웨이’하기로 했다. 김경제 기자
열린우리당의 진로를 놓고 당내 갈등 당사자들 간에 ‘전운(戰雲)’이 짙어지고 있다.

당 사수를 주장하는 친노(親盧·친노무현 대통령) 당원들은 10일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현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 해체 등을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 등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통합신당파가 다수 포진한 비대위는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만나 당의 진로에 관한 소속의원 설문조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친노의 세 과시=‘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 ‘국민참여1219’ 등 당내 친노 그룹 회원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소속 당원 등 8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당사 마당에서 ‘제1차 전국당원대회’를 열고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들은 “무능과 독단으로 당의 분열과 혼란을 가중시킨 비대위를 해산하라”면서 “당 중앙위원회가 전당대회 방식과 의제를 정할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22일 중앙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들은 비대위의 의원 대상 설문조사 추진 방침에 대해 “의원 설문조사로 전당대회 방식과 의제를 정하겠다는 것은 당 해체를 꾀하는 것”이라며 “당헌·당규에 따라 상향식 정기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태홍 참정련 사무처장은 “비대위가 설문조사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22일 이후 2차 당원대회를 더욱 크게 열겠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을 대놓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들은 “친노 직계를 자처하는 염동연 의원 등이 공공연하게 ‘전당대회 무용론’과 ‘선도 탈당론’을 운운한 것은 해당 행위”라고 주장했다.

당원대회에는 참정련 소속 김형주 이광철 의원, 김두관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기명 국민참여1219 상임고문, 영화배우 명계남 씨, 전 노사모 대표 노혜경 씨 등이 참석했다.

▽비대위, ‘내 갈 길 간다’=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2시간여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14, 15일 소속의원을 상대로 당 진로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친노 그룹의 반발과 상관없이 통합신당을 향한 일정을 밟은 셈이다.

비대위는 설문조사를 외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객관성 시비를 차단키로 했다. 모두 5개 문항을 정리했으며, 문항에는 전당대회의 성격 시기 방법이 들어갔다. 비대위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18일 의원 총회 겸 연찬회에 보고해 당론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통합신당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친노 당원들의 집회를 비난했다. 우원식 수석사무부총장은 “설문조사는 기초 자료로 참고하겠다는 것일 뿐인데 반발하는 것은 또 다른 기득권 주장”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통합신당을 반대하면 전당대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면 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조기 귀국하면서 당 진로를 둘러싼 당-청 갈등이 조기 재연될 것을 우려하는 소리도 나왔다. 임종석 의원은 “만약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잘 합의해서 치르자고 한다면 그런 방향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겠지만, 전면 논쟁으로 몰아가면 당으로서도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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