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JP "노 대통령과 DJ 만남은 야합"

  • 입력 2006년 11월 30일 2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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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가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했다.

2004년 17대 총선 이후 2년여 만에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작심이라도 한 듯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정상이 아니다", DJ에 대해서는 "북한 핵개발 자금을 지원했다"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써가며 공세를 퍼부었다.

두 사람은 먼저 4일 노 대통령과 DJ의 회동에 대해 '야합'이라고 입을 모으며 "이들의 만남은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이 잘못된 것을 봉합하려는 야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배석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전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앞으로 정신차리고 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혼란에 빠진다"고 지적한 뒤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드나"며 노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노 대통령에 대해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 걸핏하면 그만둔다고 하는데 이상하다"고 말하자 김 전 총재는 "분열증이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는 등 험담도 서슴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준비가 안 된 사람이 대통령이 되니까 나라가 이 꼴이 된 것 같다. 밤잠이 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전 총재는 이를 받아 "내년에 (두 사람이)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데, 일말의 우려가 있다"면서 "두 사람이 공생공사하자고 했는지 모르지만 어림없는 소리로 이에 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더 나은 국가를 위해 애를 썼는데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년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써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서 전 대표는 전했다.

특히 김 전 총재는 식사를 마치고 떠나면서 기자들에게도 "보고만 있지 않고 행동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회동을 주선한 서 전 대표는 "두 분은 앞으로 자주 뵙기로 했다"면서 "내년 설을 전후로 날짜를 정해 다시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원로의 정치복귀설에 대해서는 "(이날 모임은)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 원로로서 나라가 방향을 잃고 있는데 대해 충고한 것일 뿐"이라고 부인하면서도 "다음에 그런 이야기가 나올지는 모르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이른바 '3김(三金)'으로 불렸던 두 사람은 당초 지난 17일 만날 예정이었으나 '3김 정치 부활'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자 회동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이번 회동은 YS가 과거 측근인 서 전 대표를 통해 JP에게 "연말이 가기 전에 식사나 함께 하자"고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대 표는 YS가 야당총재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JP와는 같은 충남 출신이란 인연으로 오랜 친분을 쌓아왔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회동을 놓고 목포 방문 및 노 대통령과의 회동 등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DJ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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