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전두환, 現국정파탄 책임 이순신 동상앞 석고대죄…”

  • 입력 2006년 11월 28일 1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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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 전 의원은 27일 현재의 국정파탄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실정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에게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 장검 아래서 석고대죄 하라”고 촉구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전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이 같이 말하고 “전 전 대통령으로 인해 오늘날 ‘주사파’ 천하가 됐고, 5공 시절 기득권자들인 사이비 보수가 엉뚱하게 역사의 전면에 재등장했다”고 질책했다.

그는 “귀하는 ‘12·12거사’와 ‘광주학살’로 정권을 탈취한 후 인권억압과 노골적인 친미정책을 자행했다”며 “이에 대한 저항과 반동으로 20~30대 젊은이들 가운데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친지김동’(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을 주창하는 주사파와 그 아류가 폭발적으로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또 “더 기가 찰 일은 ‘5공 기득권자’들이 ‘보수’를 자임하면서 노 정권의 사이비 진보파를 ‘좌경·용공’이라고 매도하는데 앞장섬으로써 ‘진정한 보수’가 들어설 자리를 좁혀 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기붕 씨와 같은 결단을 내릴 것”을 요청했다.

그는 “귀하가 대통령직 퇴임 후에 보이고 있는 은닉 비자금 파동은 국민들을 격분케 함은 물론, 무역량 세계 11위 국가의 국격(國格)을 훼손하고 있다”며 “돈 나오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지갑을 털어 은닉 재산을 모두 국가에 반환한 후 피눈물을 쏟으면서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의 장검 아래서 석고대죄 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이기붕 씨는 3·15 부정선거의 구체적 지령자가 아니었음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국민에게 책임을 졌고, 더 이상 오욕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며 “귀하의 책임은 이기붕 씨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다음은 ‘박찬종 공개편지’ 전문.

안녕하십니까? 박찬종입니다. 귀하와 저 사이에도 깊은 악연 (惡緣)들이 있었습니다. '5.18' 직후 귀하가 정권을 장악하고 민정당을 창당할 때 저에게 참여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저는 재야인사 및 학생, 노동자들의 반정부 시위사건의 변론활동에 오히려 전력했었습니다. 85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제가 입후보한 선거구에서 귀하의 사돈인 민정당후보를 낙선시켰습니다. 그해 9월 “고대앞 시위사건”을 빌미로 저를 구속, 기소하고 변호사 업무를 정지시킨 것 기억하시지요?

그것은 귀하의 협력요청을 거부한데 대한 보복과 선명 야당의 예봉을 꺾기 위한 강압조치 였습니다. 그 당시 저와 가족들, 야당 동료들은 깊은 충격과 살을 에이는 고통을 꺾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카톨릭 신자로서 용서, 화해를 기구하면서 끝 모를 10년 같은 고비를 넘겼고, 고통은 기억하되 고통을 안겨준 귀하를 용서한다는 마음으로 지내 오고 있었습니다.

오늘 제가 펜을 든 것은, 국가경영이 뭔지 모르는 얼치기 짝퉁 좌파인 노무현정권이, 국가안보를 위중(危重)케 하고, 최근에는 오류 투성이 부동산 정책 등으로 민생을 힘들게 하고 있는 때에, 전직 대통령인 귀하마저 이번에 또 41억원 비자금파문으로 국민을 수치, 혐오, 좌절감에 빠뜨리고 있기에, 귀하에게 책임을 묻고 결단을 촉구하기 위함입니다.

(1) 귀하는 이 나라에 주사파 (金日成主體思想派)와 그 아류들이 발호하게 된 토양을 만든 주체가, 귀하와 귀하의 정권에 빌붙어 권력의 향연에 가담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까?

귀하와 추종세력은 현직 육군참모총장을 불법 체포, 물고문으로 시작한 이른바“12.12거사”로 군을 장악한후,“광주학살”로 정권을 탈취하고 정권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 인권억압과 노골적인 친미정책을 자행했습니다. 이에 대한 저항과 반동으로 감수성이 예민한 20~ 30대 젊은이들 가운데“위수김동”(偉大한 首領 金日成同志), “친지김동” (親愛하는 指導者 金正日同志)을 주창하는 주사파와 그 아류가 급격하게 폭발적으로 생겨났습니다.

귀하의 정권이 탄압할수록 풍선의 한쪽귀를 누르면 반대쪽 귀가 튀어나오듯,주사파의 영향력은 확대재생산 되었고, 노무현 정권의 탄생에 대들보 역할을 한 사람들과 협력자들중의 많은 이들이 귀하의 정권 존속기간에 주사파의 이론으로 양생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반미, 친북, 친김정일 노선을 “평화와 개혁”으로 가는 정의로운 진보라고 주장합니다. 기가 찰 일입니다. 더 기가 찰 일은 귀하의 정권을 지탱. 유지하는데 핵심적으로 기여한 “5공기득권자”들이 “보수”를 자임하면서 노정권의 사이비 진보파를 “좌경,용공”이라고 매도하는데 앞장섬으로서 “진정한 보수”가 들어설 자리를 좁혀놓고 있는 현상입니다.

현재 이 나라에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정착시키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지킬 가치가있는 질서 즉 “보수(保守)”할것을 축적해가는데, 귀하와 그 주종세력들은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귀하의 책임은 첫째, 사이비 진보에 의한 오늘의 “주사파” 천하가 결과한 것이고, 둘째, 진정한 보수가 아닌 5공 기득권자들의 사이비 보수가 엉뚱하게 역사의 전면에 재등장 한 것입니다. 귀하는 어떤 책임을 질 것입니까?

(2) 귀하가 대통령직 퇴임 후에 보이고 있는 은닉비자금 파동은 국민들을 격분케 함은 물론, 무역고 세계11위 국가의 국격(國格)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어떤 책임을 질 것입니까? 귀하가 전재산이 29만원이라고 법원에 신고한 일과, 2.200억원의 추징금을 면탈키 위해서, 계속 하고있는 추태는 나라안의 “뉴스”에만 그치지 않고 해외로 소식이 알려져서, “대한민국 브랜드”의 값을 떨어뜨려 놓고있습니다.

온 국민이 한 덩어리가되어 일구어낸 월드컵4강 신화의 국운상승 효과를 귀하의 비자금파 동 한 건이 크게 훼손하고 있다면, 통탄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언제까지 비자금파동을 계속 일으킬 것입니까? 이제는 지갑에 41억 밖에 없다고 법원에 신고할 것입니까?

(3) 귀하는 엄청난 재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 데도,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국민의 혈세로 품위유지를 위한 생활비와 활동비를 지급 받고있습니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신용불자로 내몰린 400만명이 고통 속에 헤매는 등 많은 국민들은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희망, 용기를 북돋아, 국가발전에 한 덩어리로 힘을 모으는데, 앞장서야 할 전직대통인 귀하의 행동은 국가발전에 “마이너스 인자”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41억원 비자금이 터진 이번 달에도 “예우”비용을 받으실 것입니까? 지금까지 지급 받은 “예우비용”을 반납함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귀하는 盡忠報國, 殺身成仁의 정신으로 국가민족을 보위키 위해서는 목숨을 초개(草芥)같이 버린다는 각오를 다지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정규1기생 출신으로서, 장군의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12,12거사”와 정권장악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장군 개인의 입장에서는 어찌됐던 그것은 나름대로 용기이며 결단이었습니다. 귀하는 지금 그 초심(初心)에 서야합니다. 2년간의 징역살이와 백담사유폐는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하십시오.

귀하가 오늘의 현실에 책임을 질려면 돈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지갑을 털어 은닉 재산을 모두 국가에 반환한 후, 피눈물을 쏟으면서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의 장검 아래서 석고대죄 하십시오. 그리고 오늘날 정치판의 사이비 보수들을 한꺼번에 거두어 가십시오. 그것이 전직대통령 전두환의 진정한 용기입니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갈수 있으면 나아가십시오.

이기붕씨는 3.15 부정선거의 구체적 지령자가 아니었음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국민에게 책임을 졌고, 더 이상 오욕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비교컨대 귀하의 책임은 이기붕씨 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12.12거사”에 목숨을 걸었던 귀하가 역사와 민족 앞에 진정한 무인 (武人)의 길이 어떤 것인지. 우리모두 감동할 기록을 만들 수는 없을까요? 육사 후배들, 귀하에게 협력했던 사람들과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 모두에게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없을까요?

나라의 처지가 점점 어려워져 가는 엄숙한 현실을 보면서, 드린 저의 충정을 가납하시기 바랍니다.

박찬종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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