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北에 6자회담 무조건 복귀 촉구

  • 입력 2006년 10월 20일 1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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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19일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은 20일 "다행스럽게도 나의 평양 방문은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탕 국무위원은 이날 국무원 청사가 있는 베이징(北京)의 중난하이(中南海) 쯔광거(紫光閣)에서 열린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 첫머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탕 위원의 발언은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뒤 중국 관계자의 첫 공식 언급이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도 이날 "탕 특사와 김 위원장이 하루 빨리 6자 회담을 재개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며 "탕 특사의 평양 방문은 적어도 '상호 이해'를 증진시켰다"고 평가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리자오싱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조건 없이 즉각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은 심각한 도발이자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며 "불법적인 화물과 위험한 물질의 교역이나 운송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전면적 이행 문제를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유엔 결의안의 전면적 이행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리 부장은 "중국이 유엔 회원국이자 상임이사국으로서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며 "유엔 대북 결의 의무사항을 충실히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그러나 "모든 관련국들이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미국과 시각 차이를 보였다.

리 부장은 또 '차분함을 유지하면서 신중한 행동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북한을 포함한 모든 관련국들에게 거듭 촉구했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위험한 행동을 자제하라고 북한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도 이날 라이스 장관과 만나 "북핵 문제가 현재 기로에 놓여 있다"며 "해결에는 외교 이외의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또 "북한이 어느 길을 선택하든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 안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일 중국으로 떠나기 전 서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나 핵기술을 다른 나라에 넘기면 중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대해서도 "미국은 모든 종류의 선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키 위해 양국이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아소 외상은 "이틀 전 라이스 장관을 만났을 때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문제에 한국 정부의 자주성을 인정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 자리에서 다시 그것을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고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전했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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