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규탄 의장성명 의견대립 난항

  • 입력 2006년 10월 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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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 시간)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안보리는 이날 북한의 핵실험 선언을 강력히 규탄하는 의장성명 또는 언론발표문 채택을 검토했으나 이사국 간의 의견 대립으로 난항을 겪었다.

미국은 이날 안보리의 ‘예방적 외교(preventive diplomacy)’를 강조했다.

존 볼턴 미 대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핵무기와 결합하면 국제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안보리가 단순하게 북한의 핵실험 선언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방적 외교’를 비롯해 더욱 포괄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발표에 즉각 대응하기보다는 핵실험을 강행하면 북한 자신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득하기 위한 일관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마르크 사블리에르 프랑스 대사는 “안보리가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의 핵실험 선언을 강력히 규탄하는 ‘대북(對北) 성명’ 채택을 주장했다. 그는 “대북 전략을 점검하고 유엔 안보리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해야 하지만 먼저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 안보리 순번제 의장국을 맡은 오시마 겐조(大島賢三) 일본 대사는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 어떠한 핵실험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보리는 이 문제를 신속히 협의해 적절하며 확고한 대응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안보리가 지금 당장 대응조치에 나서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왕광야(王光亞) 중국 대사는 “핵실험을 하겠다는 북한의 발표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면서도 “모든 당사국이 자제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에 반대했다. 왕 대사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좋은 길은 이 문제를 6자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이라며 “만약 6자회담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안보리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보리는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자 4일 회의를 재소집해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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