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이명박 벌써 신경전?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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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만남29일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열린 법장 전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의 열반 1주기 추모다례식에 참석한 고건 전 총리,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심대평 국민중심당 공동대표(왼쪽부터). 이 전 시장과 고 전 총리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로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어색한 만남
29일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열린 법장 전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의 열반 1주기 추모다례식에 참석한 고건 전 총리,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심대평 국민중심당 공동대표(왼쪽부터). 이 전 시장과 고 전 총리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로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유력 대권주자인 고건 전 국무총리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9일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마주쳤지만 인사말을 주고받은 것 외에는 서로 말을 하지 않는 등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법장 전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의 열반 1주기 추모다례식이 열린 수덕사에서 두 사람은 2시간여 동안 한자리에 있었지만 눈을 맞추는 일조차 거의 없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10여 분 먼저 도착한 고 전 총리는 요사채에서 다과를 들며 추모다례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이 전 시장이 들어서자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 전 시장은 “TV에서 자주 뵈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두 마디가 이날 둘 사이에 오간 대화의 전부였다. 행사장에서도 맨 앞자리에 나란히 앉기는 했으나 말을 주고받거나 얼굴을 마주 보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왼쪽 옆에 앉은 심대평 국민중심당 공동대표와는 가끔 웃는 얼굴로 대화를 나눴지만 그 사이 고 전 총리는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신도들과 악수를 하느라 서로 바쁘다가 결국 작별인사도 없이 각자 상경 길에 올랐다.

이 전 시장 측은 “요사채에는 스님들과 다른 사람이 많아 고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눌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추모행사인데 도중에 옆 사람과 얘기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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