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작전권 美자존심에 상처 주한미군 철수고려 가능”

  • 입력 2006년 9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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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사진) 전 외무부 장관은 21일 “미국이 한국에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한 전 장관은 이날 한국선진화포럼 주최 강연회에서 ‘동북아 정세 변화와 한미동맹’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이렇게 말한 뒤 “미국이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할 때, 또 한국이 안보 협조를 어렵게 할 때 주한미군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줄어든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일본으로 대체하겠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한미동맹의 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떤 공백도 메울 수 있는 ‘자발적 파트너’를 일본에서 찾았다”며 “일본은 지금 한국이 싫다면 한국의 역할을 대체해도 좋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한 전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 “미국은 한국이 자주권 얘기를 하는 데 대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며 “미국은 ‘한국이 싫다는데 마치 자주권을 박탈하고 있었다는 얘기라면 빨리 털어 버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전시작전권 환수가 미칠 영향으로 △한미동맹이 약화되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주고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의 우위를 바탕으로 남한을 자유롭게 위협하게 될 것이며 △미국도 군사적 수단을 이용해 북한에 대응하는 데 더욱 자유로움을 느낄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그는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가 이뤄질 경우) 북핵과 미사일 문제, 한반도와 관련된 안보체제 구축 문제 등에 있어 이미 어려워진 한미 간 공조와 협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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