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일 내정자, 교육시민운동 주도… 행정관리 경험 없어

  • 입력 2006년 9월 2일 03시 00분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는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로서 교육사회학의 평생학습 권위자이지만 학문 연구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참여 활동도 활발하다.

교원단체들은 김 내정자에 대해 “교육전문성과 교육정책의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어 교육계로부터 신망을 받는 인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는 김 내정자가 온건하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교육개혁 운동에도 앞장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1993년 ‘교육개혁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회의(교육민회)’ 공동대표를 맡아 ‘입시에서 아이들을 풀어 주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교육시민운동의 싹을 틔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또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초대 상임대표를 맡는 등 교육이론을 현실에 접목하기 위해 활동해 왔다.

김 내정자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각종 위원회와 정책연구에 참여해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다.

그는 “교육민회의 입시부담 완화 운동 등이 문민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에 그대로 반영돼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행정관리 경험이 없어 교육부를 잘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내정자가 안정을 추구하고 정책을 마무리하는 정권 말기에 새로운 교육정책을 내놓기보다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 등 참여정부의 정책을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평생학습에 관심이 많아 인적자원개발 정책이나 산업체 수요에 맞는 대학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학교육은 정원이 아니라 질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국제교육진흥원 임시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커 화합을 통해 불안을 해소하고 희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내가 쓴 논문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정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청문회를 거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서울대 교육학과 7번째 교육수장▼

‘서울대 교육학과는 교육수장 양성소?’

1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내정된 김신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임명장을 받으면 서울대 교육학과는 교육 수장 7명을 배출하게 된다. 주로 교수 출신이 교육 수장을 맡아 왔지만 특정 대학의 한 학과가 이처럼 많은 장관을 배출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는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3명이 바통을 이어받아 교육 수장을 지냈다. 서명원(4월 사망·1987년 7월∼1988년 2월) 씨는 전두환 정권의 마지막 문교부 장관이었다. 노태우 정권의 첫 교육 수장은 김영식(1988년 2∼11월) 씨. 정원식(1988년 12월∼1990년 12월) 씨가 김 씨의 뒤를 이었다.

서울대 교육학과는 김영삼 정권에선 교육 수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권 시절 문용린(2000년 1∼8월) 씨와 이돈희(2000년 8월∼2001년 1월) 씨에 이어 이상주(2002년 1월∼2003년 3월) 씨가 잇달아 교육 수장이 됐다. 이상주 씨는 첫 교육부총리였다.

이들 가운데 서명원, 이상주, 김신일 씨가 연구실의 낡은 책상을 대물림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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