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경선 '대선주자 대리전' 조짐

  • 입력 2006년 8월 27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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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실시되는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경선이 지난 7월 당 대표경선에서 불거진 대선 예비주자 대리전의 조짐을 보여 주목되고 있다.

경선후보로 압축된 남경필, 김영선 두 3선 의원이 사실상 반박(反朴·반 박근혜)과 친박(親朴)진영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경선은 '수해 골프' 파문으로 물러난 홍문종 전 위원장의 빈자리를 메우는 단순한 성격을 뛰어넘어 차기 대선을 앞둔 당내 역학 구도에 상당한 정치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당 위원장은 국회의원 지역구 49곳을 관할하기 때문에 지역구 선거공천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대표 경선에 이어 경기도당위원장 선거도 대선주자 대리전으로 흘러 선거가 혼탁해지고 후유증이 생길 경우 장기적으로 대선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내 대표적 개혁소장파 의원 중 한 명인 남경필 의원은 반박 인사이자, 개혁 성향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가까운 사이로 분류된다. 남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에 비판적일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손 전 지사의 민생대장정에 동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또 남 의원의 공동 선대위원장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심재철 의원이 참여하고 있어 그 동안 친박 성향의 홍문종 전 위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경기도당 탈환을 위해 '이(李)-손(孫)' 연합전선이 구축된 게 아니냐는 관측eg 나오고 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의 뒤를 이어 24일간의 초단기 당 대표를 역임한 김영선 의원은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친박 성향의 원내외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이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해 골프 파문과 관련해 당내에서 초기 언론보도와 관련한 '음모론'이 제기됐던 정황을 근거로 홍 전 위원장이 김 후보를 적극 지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판세는 백중세로 보인다. 남 의원 측은 절반 이상인 27명의 원내외 당협 운영위원장이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김 의원도 원내외 당협 위원장들을 상대로 적극적 표밭 다지기에 나서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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