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상품권 유통 개입…세금탈루만 8조8000억"

  • 입력 2006년 8월 25일 16시 52분


코멘트
사행성 성인게임장이나 경품용 상품권 배급 등이 대부분 조직폭력배(조폭)에 의해 장악돼 있으며, 조폭은 이를 활동자금 조달의 주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성인오락실과 사행성 PC 방 등의 연간 시장규모가 총 88조원에 달하며 세금 탈루액만 8조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가정보원은 이런 내용의 '사회악 일소차원, 사행성 게임장 폐해 근절 긴요(緊要)'란 보고서를 지난달 11일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남 영광파 중간 보스 안모 씨는 성인오락실 상품권 발행 3위 업체인 H상품권의 전국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으며, 서방파 부두목 오모 씨는 하루 평균 매출 1억~5억 원의 무허가 카지노 2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불법 환전 등으로 말미암은 세금 탈루액이 성인오락실의 경우 연 4조5000억 원, 사행성 PC방 4조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연간 시장 규모가 성인오락실 50조 원, 사행성 PC방 36조 원, 무허가 카지노 2조 원 등 모두 88조 원으로 추정된다며 게임장의 폐해가 심각한 만큼 사회악 일소 차원에서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의 성인오락실은 2003년 1만1000여 곳이었으나 해마다 15% 이상 늘어 현재 미등록업소를 포함해 2만 여 곳이 성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 카지노바의 사장이 '단속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자랑하고 있어 관할 강남경찰서와의 유착설이 유포되고 있다"며 공무원과 업소와의 구체적인 유착사례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어 "단속 공무원들이 단속정보 제공이나 불법행위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업주로부터 향응을 받거나 합법적인 투자를 가장해 일정 수익금을 제공받는 등 유착으로 단속이 겉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서울 강남, 경기 고양과 의왕 등에서는 일반 음식점 내에 불법 카지노를 설치해놓고 딜러를 고용해 멤버십 형태로 운영하는 업소 500여개가 영업 중"이란 내용도 담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자(인터넷 게임 포함)는 성인의 9.3%인 320만 명으로, 캐나다(2.6%), 오스트레일리아(2.1%)의 4배가량 된다고 밝혔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