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조카 ‘바다이야기’ 업체가 인수한 회사 근무

  • 입력 200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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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과 관련해 문제가 된 사행성 성인오락기 ‘바다이야기’ 유통판매업체인 지코프라임이 우회상장을 위해 인수한 우전시스텍에 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인 노지원(43) 씨가 근무하다 사퇴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노 씨가 사퇴한 날짜는 지난달 6일로, 검찰이 바다이야기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직후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정윤기)는 지난달 초 바다이야기 제조업체인 에이원비즈의 대전 본사와 서울지점 등 4, 5곳에 대해 압수수색했으며 이 같은 사실을 노 씨가 사퇴한 지난달 6일 발표했다. 노 씨는 작고한 노 대통령 큰형의 아들이다.

KT에서 명예퇴직한 노 씨는 2003년 12월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인 우전시스텍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에이원비즈는 지난해 4월 바다이야기의 판매와 유통을 지코프라임에 넘겼으나 에이원비즈 서울지점과 지코프라임의 주소지가 같아 업계에선 사실상 동일한 회사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태호 대변인은 18일 “노 씨는 지코프라임이 올해 5월 우전시스텍 인수계약을 체결해 지난달 6일 이 회사 대주주로 등기 변경을 하자 자진해서 사퇴한 것”이라며 “노 씨와 바다이야기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바다이야기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일부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면서 “내 집권기에 발생한 사안 중 문제는 성인오락실 상품권뿐인데 그건 청와대가 직접 다룰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에 이어 감사원이 17일 바다이야기의 인허가 과정 등에 대한 감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정부 내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 왔다.

이에 앞서 유 전 차관은 6일 한 인터뷰에서 “2004년 바다이야기 등에 대해 문화부가 영상물등급위원회 쪽에 ‘허가를 하지 말라, 그리고 재심의를 하고 방지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사행성이 높은 성인오락기의 위험성을 영등위에 세 차례 이상 경고했으나 무시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에이원비즈 등 성인오락 게임기 제조업체들이 칩 조작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서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이들 회사에 대해 6월 말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들 회사 관계자에 대한 계좌추적을 하는 한편 성인오락실에서 유통되는 현금이 폭력조직의 자금으로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21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업체 관계자들을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게임기 제조업체의 승률 조작과 폭력조직 자금 유입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나도는 소문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간부 출신 인사가 성인오락실에서 유통되는 상품권의 불법 유통과정에 관련돼 있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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