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김현희, 경기도 서쪽서 숨어서 살고 있다”

  • 입력 2006년 8월 2일 1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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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진실위의 ‘KAL 858기 공중폭파 사건’ 조사결과 발표와 관련,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사건의 주범인 김현희 씨의 최근 행적에 대해 일부 밝혔다. 진실위 에 따르면 김 씨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배신감을 토로했으며 면담을 거부했다.

정형근 의원은 2일 평화방송라디오에 출연해 “김현희 씨는 경기도 서쪽 접경 변두리에 꼭꼭 숨어서 살고 있고 외출할 때도 얼굴을 안 나타내려고 하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대단히 많이 시달리고 심적으로 초췌해져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아마도 김 씨의 아들과 딸은 지금 중학생 정도 됐을 것”이라며 “거부감, 두려움으로 내 자식만은 정말 안전하게 제대로 키우자는 생각에 몰두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김씨와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말씀 드릴 수 없다”며 ‘노 코멘트’했다. 정 의원은 “김현희 씨가 평화롭게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며 “김 씨의 아들 딸도 어머니가 김현희라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고, 이 때문에 김 씨도 괴로워하는 굉장히 슬픈 사연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1987년 11월 폭파 사건 직후 바레인 현지 경찰에 체포됐고 다음 달인 12월 국내로 압송돼 89년 대법원으로부터 사형판결을 받았지만 이듬해인 90년 특별 사면됐다. 이후 안기부 출신의 정모씨와 결혼하면서 은둔 생활에 들어갔다.

한편 정 의원은 92년의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 당시 미국은 이미 북한의 위조 지폐 제조를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조선 노동당 사건을 지휘할 때, 김낙중 씨가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받은 100만 달러를 자기 집 앞마당에서 파냈다”며 “미국 재무성 달러 감식 전문가가 위폐 여부를 검색했는데, 미국은 그 때 이미 북한이 달러를 위조해서 유통시키고 있다는 걸 상세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 김옥 씨의 등장과 후계 구도 전망에 대해선 “김옥 씨는 아직은 큰 영향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도 후계구도가 3세대에 가는 것은 조롱거리가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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