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충호씨 "박대표에 미안하다"

  • 입력 2006년 5월 29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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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커터칼로 기습공격해 10cm 길이의 상해를 입힌 지충호(50) 씨는 29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적부심에서 "박 대표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지 씨는 "장기간 형무소 생활 등에 대한 억울함을 풀기 위해 큰 사건을 저지르기로 결심하고 지난해 12월 연설 중인 한나라당 K의원의 멱살을 잡았으나 별다른 처벌없이 경찰에서 풀려나 더 큰 사건이 필요했다"고 진술했다.

지 씨의 국선 변호인으로 선임된 김형국 변호사는 지 씨가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공격하려다 기회가 없어 박 대표로 범행 대상을 바꿨는데 처음에는 흉기가 아니라 주먹으로 가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지 씨는 또 박 대표의 팔을 그으려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가로막히는 바람에 손을 뻗어 얼굴을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해 살인의 고의가 없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지 씨는 "공격 전에 커터칼을 꺼내 날이 1칸 나와 있는 것을 확인했었다", "두 정당 모두 특별한 감정은 없는데 다른 이미지가 있다"고 말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도 했다.

지 씨는 또 석방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언론에 자신의 뜻을 알리려고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으며 박 대표 공격 직후 지지자들에게 폭행당한 점과 사주한 사람이 없는데 자신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점을 억울해 한다고 김 변호사가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증거가 공개돼 있고 지 씨가 혐의사실을 대부분 자백하고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부분 등을 구속적부심에서 주장했다"고 밝혔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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