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장 정계개편론 당내 역풍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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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론’이 당 안팎의 반발로 한계에 부닥치는 양상이다. 열린우리당 내에서조차 정 의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함께 선거 패배에 대한 정 의장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의장은 26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수구세력은 날로 공고해지는 반면 평화·민주·미래세력은 나누어졌기 때문에 연합하고 협력하는 틀이 필요하다”며 선거 후 정계개편론을 거듭 제기했다. 24일 전남 유세에서 제기한 민주세력 통합론에 대한 부연이었다.

그는 “(연합에)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분들은 그것이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 그러리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24일 제안에 대해 민주당과 고건 전 국무총리가 부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개의치 않고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하지만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26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서 “민주당의 사전에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이라는 단어는 없다. 다만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대연합은 가능하며 돌아올 사람은 돌아오도록 문호를 개방해 놨다”고 통합론을 일축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이날 광주에서 “이 상황에서 통합론을 이야기하면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통합론은 아무런 의미도 소용도 없다”고 정 의장을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유세 도중 기자와 만나 “지금 선거 후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국민의 평가와 결단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상황에 대한 책임을 피할 생각이 없으며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을 나와 정 의장이 질 것”이라는 말도 했다. 정 의장의 선거 패배 책임을 공론화한 것.

정 의장은 선거 패배 책임론과 관련해 이날 MBC 라디오에서 “나는 내 나름대로 책임질 부분은 항상 책임지는 정치를 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것이 책임을 다하는 것인지 선거 후 신중하게 판단해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광주=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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