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北” 열차시험운행 취소 하루만에 경추위 개최요청

  • 입력 2006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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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5일 제12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를 6월 초순 제주도에서 개최하자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남측에 보내왔다.

전날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북한이 바로 다음 날 대북 경공업 원자재 제공을 논의하기 위한 경추위는 열자는 데 대해 일부 정부 당국자는 “너무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열차 시험운행 무산으로 행사 준비에 들어간 비용을 날렸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시험운행을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제적인 망신까지 당했다”며 “북측이 자기 욕심만 챙기려 한다”고 열을 올렸다.

남측은 북측과 열차 시험운행 일정을 합의한 직후인 22일 북측에 6월 1∼4일 제주도에서 제12차 경추위를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북측의 이날 전통문은 그에 대한 응답으로 개최 시기를 며칠 늦추자는 것.

정부 관계자는 “당장 경추위 날짜를 잡을 수는 없다. 경추위를 언제 할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물자 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지원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압박해 북측이 열차 시험운행 등 남북간 합의사항을 이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경추위를 개최하더라도 경추위 실무접촉에서 의견에 접근한 대북 경공업 원자재 제공에는 합의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추위나 장관급 회담 등 남북간 회담 및 의사소통을 위한 통로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북한이 열차 시험운행을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데 대해 유감을 나타내는 통지문을 25일 북측에 전달했다.

정부는 남북 경추위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열차 시험운행이 북측의 일방적 연기로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행사를 하루 앞둔 24일 일방적으로 연기한 북측의 태도는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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