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 자회사 교원나라레저개발 대표 “이례적 선임”

  • 입력 2006년 3월 18일 03시 05분


한국교직원공제회(이사장 김평수·金坪洙)가 자회사인 교원나라레저개발 대표이사에 한모(49) 씨를 선임한 과정에 대해 한나라당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교직원공제회 산하에는 모두 7개의 자회사가 있으나 상급기관인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직원공제회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곳은 교원나라레저개발이 유일하다.

한 대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서울 용산고 3년 후배로 지난해 2월 15일 교원나라레저개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나라당 ‘이해찬 골프게이트 진상조사단’의 진수희(陳壽姬), 임해규(林亥圭) 의원은 17일 오후 교원나라레저개발 소유로 한 대표의 사무실이 있는 경기 여주군의 골프장 소피아그린CC를 방문해 조사활동을 벌였다.

조사단은 △교원나라레저개발의 대표이사 선임과정 및 배경 △관례를 어기고 외부인사가 선임된 이유 △이 전 총리,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지낸 이기우(李基雨)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김 이사장과 한 대표의 관계 등을 캐물었다.

한 대표는 조사단에 “2004년 여주 인근에 골프를 치러 다니다가 소피아그린CC가 각종 민원으로 공정이 지지부진하다는 말을 듣고 내가 사장을 맡아 해결해 보고 싶어 교직원공제회의 한모 개발사업부장에게 전화를 했으며, 2004년 12월 중순 한 부장을 교직원공제회 사무실에서 만나 이력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한 부장의 주선으로 당일 교직원공제회 김 이사장을 약 15분간 면담했고, 두 달 후에 교원나라레저개발 이사회 의결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 대표는 D건설회사에서 25년간 근무한 뒤 과장으로 퇴직해 2002년 3월부터 1년간 철근 도소매업을 주로 하는 S철강을 운영했으며 골프장 운영 경력은 없다.

한 대표가 이력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교직원공제회 내부 인사 1명과 외부 추천인사 1명 등 2명의 후보가 대표이사직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대외적으로 대표이사 선임 공모는 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이 전 총리는 총동창회에서 두세 번 만나 인사정도만 한 사이이며 이전 차관과 김 이사장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 말대로라면 교직원공제회는 1300억 원(자본금 405억 원, 대출금 908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교원나라레저개발 대표이사에 2장짜리 이력서와 15분간의 면담만으로 당일 찾아온,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선임한 셈이다.

진상조사위는 또 교원나라레저개발이 지난해 2월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기 이전에 이미 한 대표를 내부적으로 대표이사에 결정한 사실도 밝혀냈다.

교원나라레저개발이 지난해 1월 31일 공지한 ‘이사회 개최계획’ 안에는 같은 해 2월 17일 날짜가 명기된 한 대표의 ‘취임승낙서’가 첨부됐다.

한나라당 진 의원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대표 선임 과정”이라며 한 대표의 선임 배경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7홀짜리 소피아그린CC는 현재 건설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해 하반기 개장할 예정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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