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李총리 사의' 수용

  • 입력 2006년 3월 14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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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이해찬총리가 국무회의장으로 들어서고있다.뒤쪽에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모습이 보인다. 김재명기자
14일 오전 이해찬총리가 국무회의장으로 들어서고있다.뒤쪽에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모습이 보인다. 김재명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당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이해찬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노 대통령이 정 의장과의 면담에서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해 “후임 총리 문제는 환경부 장관 제청문제 등을 고려할 때 좀 더 시간을 갖고 정리할 것”이라며 “따라서 이 총리의 사표수리 시기는 환경부 장관 제청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총리는 이번 주 중 환경부 장관 제청 작업을 마무리 한 뒤 물러날 것으로 보이며 이후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총리 대행체제로 내각을 맡게 될지, 아니면 노 대통령이 곧바로 후임 총리를 지명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의 면담은 오후 2시40분부터 4시30분까지 2시간동안 이뤄졌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정 의장이 노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당의 의견과 여론을 종합할 때 이 총리의 사퇴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당의 의견을 깊이 있게 경청하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우 대변인이 전했다.

우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민심을 정확하고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해 이 총리에 대한 사의 수용을 이미 결심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 총리는 3·1절 골프 파문 이후 2주일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李총리 사의 표명…盧대통령 수용 유보

이해찬 국무총리는 14일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3·1절 골프 사건'이 표면화된지 2주일만이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노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번 골프 파문에 대해 "부주의한 처신으로 누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사과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해찬 총리 ‘3·1절 골프’ 파문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이후 종합적인 보고를 받은 뒤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한 후에 말씀이 있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점이 언제쯤이라고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귀국 직후인 오전 9시40분경 청와대 관저에서 이 총리와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들과 함께 '귀국 인사'를 겸한 대화를 1시간 가량 나눴고, 이후 이 총리의 요청으로 20분 가량 별도 면담을 가졌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이 총리의 별도 면담 자리에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이 배석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과 수석보좌관들이 만난 자리에서는 주로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받은 인상과 느낀 점에 대해 주로 말씀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소위 '종합적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통령께서 이후 비서실장으로부터 종합적인 보고를 받으신 후에 판단이 계시지 않을까 생각되며, 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면담 일정에 대해 "그 일정은 안잡혔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2004년 6월 총리로 임명돼 1년 8개월간 재임하면서 노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 속에 '실세총리'로 불리는 등 사실상 국정의 2인자 역할을 해왔다.

노 대통령은 금명간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 선정 작업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막판까지 노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총리가 사퇴할 경우 노 대통령의 중장기 국정 운영 기조는 일정 부분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노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국 중립내각 구성 등 정국 반전 카드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주목된다.

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이 총리에게 후임 환경부 장관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하도록 한 뒤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이 총리의 후임 선정 작업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당분간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맡아 내각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결단 시점이 2,3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주 안에 이 총리의 거취가 판가름 날 것임을 시사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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