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창업공신'들과 주말 오찬

  • 입력 2006년 2월 27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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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은 25일 안희정 문성근 씨,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창업공신'들을 청와대로 불러 점심을 함께 했다.

이날 모임에는 지난해 청와대를 떠난 이정우 전 정책기획위원장과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도 자리를 함께해 참여정부 탄생 과정과 집권 3년을 회고하면서 앞으로 국정운영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고 27일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모임은 어떤 현안이나 의제를 갖고 만난 것이 아니다"며 "그동안 여러 차례 개별적으로 접견 요청이 왔었는데, 따로따로 보기가 어려워 한꺼번에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이 양극화 해소와 함께 임기 후반기 2대 국정과제로 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에 대해 다소 부정적 견해와 함께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척 화기애애했으나 유독 한미 FTA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우 전 위원장은 "교육 의료 등 서비스 시장이 현 상태에서 그냥 개방될 경우 국가적으로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한미 FTA는 서비스 시장 양극화 등 잠재적 위협요인에 대한 충분한 사전검토를 거쳐 추진돼야 한다"는 신중론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인 전 비서관도 한미 FTA의 졸속 추진은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면서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심각성 측면에서 보면 서비스 시장 문제가 훨씬 크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개방된 경쟁 속에서 성공해야 하며,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선진국형 서비스 산업에 도전할 수밖에 없다"는 지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주로 사적인 얘기를 나누다 FTA 문제가 거론됐다"며 "일부 이견도 있었으나 대통령의 설명에 납득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이창동 전 장관과 문성근 씨가 영화인이란 점에서 스크린쿼터 축소·폐지 문제가 비중있게 거론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이창동, 문성근 씨는 영화계 대표로 참석한 것이 아니다"며 "자리의 성격 자체가 사적 모임이라서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함구했다.

스크린쿼터 문제와 관련, 이창동 전 장관은 "한국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해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축소에 긍정적 태도를 견지해왔지만 문성근 씨는 현정부 들어 축소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적이 없다.

한편 노 대통령은 27일 저녁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비롯한 새 지도부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주요 국정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이날 회동에서 양극화 및 저출산 고령화 사회대책과 당-정-청 관계 재정립 문제 등을 놓고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임박한 2차 개각의 수위를 놓고 마지막 조율 작업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만찬에는 당에서 김한길 원내대표, 김근태 김두관 김혁규 조배숙 최고위원, 강봉균 정책위의장, 박명광 비서실장, 우상호 대변인, 청와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과 김병준 정책실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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