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 小龍들 ‘말싸움 실력’이 ‘大權 경쟁력’인가

  • 입력 2006년 1월 21일 03시 10분


자극적인 말싸움 걸기로 상대의 감정 폭발을 유도하고 국민까지 짜증나게 하는 구태(舊態)정치가 대권을 꿈꾼다는 소룡(小龍)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당권 경쟁에 나선 정동영 김근태 두 상임고문은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지율 추락의 책임을 상대측에 덮어씌우며 한차례 치고받더니 이번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박 대표에 대해 정 고문은 ‘마키아벨리식 인물’이라고, 김 고문은 ‘이념 편향’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박 대표는 “노인들은 선거에 나오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마키아벨리식 정치다” “날더러 이념편향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간첩 출신을 전부 민주화 인사로 만들겠다는 거냐. 전교조가 사회주의 이념교육을 해도 용인하라는 거냐”고 반격했다.

정, 김 두 고문이 구당(救黨)의 자세로 당에 복귀했다면 왜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리고, 당의 진로가 암담한지 성찰하는 것이 바른 순서다. 그렇지 않아도 여당의 좌절은 ‘언동’의 실패에 큰 원인이 있다. 대통령, 국무총리를 비롯한 여권 핵심인사들이 쏟아낸 독설과 막말이 부메랑처럼 자신들에게 꽂혔다. 그런데도 당권을 잡고 대권도 바라보겠다는 정, 김 양씨가 대통령과 총리의 흉내라도 내려는 듯이 험한 말로 시동(始動)을 걸고 있으니 보기에 딱하다.

정말 꿈이 있다면 말부터 가려서 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역사는 서민의 애환과 눈물의 역사”라는 식의 네거티브 전략으로 편 가르기에나 열중해서는 희망이 없다. 정치적 상상력의 빈곤을 스스로 드러내는 반대당 흠집 내기로는 “당신은 누구의 눈물을 닦아 주었는데?”라는 비아냥을 듣기에 딱 알맞다.

국민은 젊어진 여야의 리더들에게서 ‘3김 시대’와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상대를 탓하고 비난하기 전에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자신의 콘텐츠’부터 보여 줘야 한다. 국민 수준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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