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加멀로니, 黨몰락시켰지만 나라 구해”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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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북악산에 오르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산행 및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으나 정국 현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북악산에 오르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산행 및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으나 정국 현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청와대 뒤편의 북악산을 등반한 뒤 오찬간담회를 갖고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소회와 열린우리당 내분 사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노 대통령과 출입기자단의 산행은 탄핵안 가결 후 청와대에서 칩거 중이던 지난해 4월과 북한 핵문제가 악화됐던 올해 3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식사 메뉴는 삼계탕이었다. 다음은 산행과 오찬 도중 주요 발언 요지.

▽대통령의 자리=대통령이 하는 일 중에 자기 임기 안에 결과를 볼 수 있는 일은 참 적다는 생각을 한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의 경우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이 결심하고 시작해 놓은 것을 내가 축사하고 사진 찍었다.

행정복합도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 혁신도시, 기업도시, S프로젝트 등은 현실로서 국민의 생활에 와서 정착되는 데 20년, 30년 걸려야 되는 사업들이다. 항상 이렇게 미래를 멀리 내다보면서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 대통령의 자리이다. 특별히 통이 커서, 안목이 커서가 아니라 일의 성격이, 결과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만큼 길다.

▽“당을 몰락시키고 캐나다 재정을 구했다”=1988년 캐나다에서 보수당이 169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로 집권했다. 브라이언 멀로니 총리가 이를 믿고 1991년 모든 업종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확대하는 연방부가세 관련법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재정 파탄을 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993년 선거에선 2석만 남고 전멸했다. 자유당은 연방부가세 폐지 공약을 내걸고 압승했지만 폐지에 대해선 ‘연구 중’이라며 머뭇거렸다. 1997년 캐나다 재정이 흑자로 돌아서자 폴 마틴 재무장관의 인기가 폭발했다. 캐나다 재정은 과거 멀로니 총리가 결단하지 않았으면 파탄 상태로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당을 결과적으로 몰락시키고 캐나다 재정을 구했다. 국민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나.

▽“김영삼 전 대통령은 통이 큰 사람”=(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돈이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에 15대 총선자금으로 유입됐다는 안풍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과 관련해) 그 양반은 통이 큰 사람이다. 그 걸(대선 자금) 당에 선뜻 내놓은 것이 그때만 해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 전에는 선거 잔금을 다 감춰 놓고 더 거둬 또 감춰 놓고 해서 사고가 났다. 그런데 YS가 당에 (총선 자금으로) 쓰라고 내놓았다. 그 시점에서 보면 멋있는 사람으로 평가될 수 있는 일인데 지금 보니까 깜짝 놀라겠다. 1000억 원 하면 심장이 멎을 것 같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할 수도 있고.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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