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 “朴대표와 후보 단일화땐 필패”

  • 입력 2005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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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일부에서 차기 대권 ‘필승카드’로 거론하는 ‘이명박-박근혜’ 후보 단일화에 대해 ‘필패론’이라며 일축했다.

이 시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과 주변에서 ‘이-박 연합조’를 필승카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이 바로 지난 대선 때 패배한 안일한 ‘대세론’”이라며 “그런 대세론에 근거한 안일한 생각과 자세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 빼앗긴 정권을 다시 찾는 일은 두 사람이 합치기만 하면 이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경선 때까지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이 제기하는 필패론의 근거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자신의 지지 기반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것. 지역정서나 투표성향 등을 고려할 때 ‘1+1=2’가 아니라 ‘1+1=1.2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경상도 지역은 결국 박 대표나 나나 누가 나와도 한나라당을 지지할 것”이라며 “공유 부분이 많고 각자의 영역이 적은 사람들이 연합하면 새로운 지지층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누가 경선을 통과해도 결국 진 쪽이 상대방을 돕게 되는데 (사전에) 연합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이 발언은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이 ‘이회창(李會昌) 대세론’에 빠져 승리를 낙관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당 안팎에 사전 경고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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