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 해명에도 불구, 맥아더 발언 비판확산

  • 입력 2005년 9월 13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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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장영달 상임위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열린우리당 장영달 상임위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열린우리당 장영달 상임위원은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과 관련해 13일 “맥아더의 공과에 대한 학문적 평가를 선행시킬 것과 최소한 그 때까지는 철거운동을 자중해 줄 것을 제안하고 촉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장 의원은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자는 분들의 민족적 순수성에 대해 여러 가지 깊은 평가를 갖고 있다”는 자신의 12일 발언이 논란을 빚자, 이날 “악의적인 색깔론 공세”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이날 각 기자들에게 해명서를 보내 “우리말 상식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나 발언의 참뜻을 모를 리 없다”며 “그럼에도 중앙일보가 진의는 일부러 외면하고 극히 일부 표현만을 문제 삼아 이를 왜곡 과장해 붉은 색 덧칠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역공을 폈다.

그는 또 “맥아더 동상과 관련한 충돌 때문에 대북 화해협력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의 큰 흐름이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대북 퍼주기’라는 등 엉뚱한 트집을 잡는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을 전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태는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 최고 핵심당직자인 장 의원의 발언에서 반미 감정이 짙게 깔려 있음을 느낀다”며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해 공산화를 막아낸 맥아더 장군의 활약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형렬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맥아더 장군이 원망스럽고 그를 철천지원수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김일성과 당시 남침을 강행했다가 남한 공산화를 이루지 못한 세력 뿐”이라며 “맥아더 동상이 철거되면 국민과 김정일 중 누가 더 좋아할지 장 의원은 답하라”고 주장했다.

맥아더 동상이 위치한 인천시 중구를 지역구로 둔 열린우리당 한광원 의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무거운 마음과 안타까운 심정을 느낀다”며 “맥아더는 이미 인천의 상징이고 국민들의 머리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상은 진보와 보수의 대결을 의미하는 상징물로 전락돼선 결코 안 되고 역사적 상징성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서울 수복의 계기를 만든 맥아더의 궤적을 동상 하나 무너뜨린다고 해서 지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자민련도 “집권여당 상임중앙위원의 발언이 아니라 북한 공산당 중앙위원의 발언으로 착각할 정도로 경악스런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성권 제2정조위원장이 이날 당 고위정책위회에서 “다수의 국민들은 맥아더 장군을 대한민국이 공산 침략으로 풍전등화 위기일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킨 고마운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며 “장 상임중앙위원도 동상철거에 신중하자는 입장이다”고 대변했으나,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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