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보지 넬슨 리포트 “美하원, 한반도정책 강한 불신”

  • 입력 2005년 6월 30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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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실질적 권한은 딕 체니 부통령이 장악하고 있다고 주미 한국대사관을 위해 작성된 미국 사설정보지 ‘넬슨 리포트’의 특별보고서가 28일 밝혔다.

본보가 이날 입수한 ‘(주미) 한국대사관을 위한 특별보고서’는 미 백악관, 부통령실, 국무부, 국방부, 의회에서 한반도 정책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인물들의 성향과 상호 역학관계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체니 부통령은 정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루이스 리비 비서실장의 의견을 구한다고 적고 있다. 조지프 디트라니 대북협상특사도 체니 부통령의 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비롯한 국무부의 핵심 라인은 아시아의 동향을 잘 알지 못한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미 하원은 1994년 1차 북한 핵 위기 당시 북-미 간 제네바합의가 체결될 때부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강한 불신을 품어 왔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하원의 대(對)한반도관을 개선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넬슨 리포트는 “특별보고서는 미 행정부와 싱크탱크 가운데 떠오르는 차세대 한국 전문가들을 찾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 보고서는 고위 실무급 전문가들에 대한 광범위한 인터뷰를 기초로 작성됐으며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가 최근 넬슨 리포트 정보원들에게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지시하기도 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차세대 한국 전문가가 매우 드물다”고 결론지으면서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실패로 능력 있는 유망주들이 한국 전문가가 되기를 기피하고 있으며 △능력보다 충성도가 관료사회 내부의 평가 기준이 돼 버렸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주미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고서 작성자인 크리스토퍼 넬슨 씨와 친분관계가 있는 (대사관 내) 누구와 얘기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대사관 차원에서 보고서 작성을 발주하지는 않았다”면서 “누군가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얘기했으리라는 심증은 가지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넬슨 리포트:

UPI통신 기자 출신인 크리스토퍼 넬슨 씨가 만드는 일일 유료 정보지. 일반 언론 매체들이 다루기 곤란한 미확인 정보나 비공개용 내부 정보 등을 다루며, 한미 양국 정부 및 각국 대사관, 상당수의 경제단체가 구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의 핵물질 분리실험 사실을 처음 알렸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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