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노조 투쟁력은 타협수단으로만 존재해야”

  • 입력 2005년 6월 2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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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4일 “노동조합의 투쟁력은 타협을 이뤄내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존재해야 한다”며 투쟁 일변도의 일부 강성 노조를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노사협력 유공자 87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밤낮없이 밑도 끝도 없이 싸움만 하고 끝장 보자는 것이 투쟁은 아니며, 타협 없는 투쟁은 반드시 실패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69만 명이라는 막강한 병력과 군대를 갖고 있는데, 이는 싸움을 하지 않기 위해 유지하는 것이지 심심하면 총 들고 나가서 한방씩 터뜨리려고 갖고 있는 국방력이 아니다”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 “내가 옛날에는 노동자들을 좀 도왔지만, 지금은 노동자들이 대통령 타도, 정권 타도를 공공연하게 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커 버렸다”며 “그래서 내가 도와주려야 별 도와줄 방법이 없게 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정말 노사정 대타협을 해보고 싶었는데, 내가 역부족이라 미루다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합의도 못하고 제도개선도 못하는 꿩도 놓치고 매도 놓친 형국이 돼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오찬행사에 초청됐던 이용득(李龍得) 한국노총 위원장과 산별노조 대표자 및 노동자 30명은 “레미콘차량 운전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해 정부가 성의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참석을 거부했다. 이들은 오찬행사 시간에 맞춰 청와대 앞에서 삭발식을 갖고 노동부 장관 교체를 요구하면서 다음 달 7일 총파업 투쟁을 다짐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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