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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5월 17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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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민 갔던 젊은이가 ‘귀신 잡는 해병대’에 입대했다. 2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대한 장호재(張湖宰·22) 훈련병.
장 씨는 3세 때인 1986년 증권회사의 해외지사로 발령 난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가 초등학교를 다녔다. 7세 때 다시 부모와 함께 홍콩으로 이주한 그는 고교 졸업 후 혼자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회계학과를 2002년 졸업했다.
영국 국적과 홍콩 시민권을 가진 그는 올해 미국 영주권까지 받을 예정이어서 군 복무를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귀국해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한국지사에 근무했으며, 지난달에는 미국 공인회계사(AICPA) 1급 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그가 한국어를 잊지 않은 까닭은 엄격한 가정교육 때문. “한국 사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부모의 가르침에 따라 집에서는 영어 대신 한국어를 사용했다.
그는 “세계 어디에서 살더라도 강한 한국인의 모습을 갖추고 싶어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며 “한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땀 흘리며 훈련을 받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장 씨는 6월 말까지 6주 동안 신병교육을 받은 뒤 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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