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쟁으로 해결하면 이겨도 지는 것"

  • 입력 2005년 5월 12일 1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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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를 전쟁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북한의 군사력을 볼 때 굴복시키기도 대단히 어렵다. 또 북한을 잿더미로 만들어 승리해도 도덕적으로는 패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국제비서는 11일 북한전문 인터넷 뉴스 <데일리엔케이>(www.dailynk.com)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전쟁의 방법으로 북한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며, 전쟁비용의 절반만 사용해도 외교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황 전 비서의 발언은 마침 북한 외무성이 11일 “영변 원자로의 폐연료봉 8000개를 모두 꺼냈다”고 밝혀 미국의 강경대응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김정일 정권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체제를 지탱하는 ‘몸’은 약한데 손에 든 무기(군사력)만 크고 무겁기 때문에 전쟁에 비유하면 ‘후방’이 취약하다”고 분석한 뒤 “남한의 강점인 경제력, 외교력, 문화적 영역 등을 잘 활용하면 북한체제를 평화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식량과 원유 등 전략물자와 생산 기자재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김정일 정권의 명줄을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한·미·중이 협력, 북·중 동맹을 약화시키면 김정일 정권은 곧바로 ‘사망선고’를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비서는 “중국은 20여 년 전부터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오도록 권유했으나 독재정권을 유지하려는 김정일이 이를 거부해왔다”며 “이 때문에 현 중국 공산당 간부들은 모두 김정일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중이 외교적으로 북한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갖지 않고, 세계 민주화의 일환으로 북한문제를 해결한다는 목적을 중국에 제시하고 ▲중국은 김정일 정권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지원을 중단하여 북한주민이 원하는 개혁개방으로 전환시키며 ▲ 한국은 미·중과 협력, 김정일 체제를 전환시킨 후 연방제 등의 방식으로 통일을 논의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황 전 비서는 “일부에서는 이 같은 방안이 김정일 정권 이후 북한이 중국에 귀속될 것처럼 우려하지만,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토적 야심이 전혀 없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러시아에 떼어준 영토만 해도 한반도의 몇 십 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데일리엔케이> 황장엽 기고문(요약)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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